“대체 갯벌로 사기 친 첫 사례”

속보 = 환경부가 거제 연초면 오비만 매립 공사 환경영향평가를 우수 사례로 꼽은 데 대해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대체 갯벌로 사기 친 전국 첫 사례’라고 되받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4일자 5면 보도>

이는 사업 시행자인 대우건설이 환경영향평가에서 훼손 갯벌의 38%인 4만5000㎡만큼 인공조간지(대체 갯벌)를 조성하겠다고 한 데 대해 환경부가 “국내에서 처음 시행되는 사업으로 향후 다른 사업 계획에 선행 사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이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김일환 사무국장은 4일 “오비만 매립 공사 환경영향평가와 그에 바탕한 협의는 거짓이며 이를 우수 사례로 꼽은 것은 부정적인 효과밖에 없는 만큼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항의 공문을 5일 환경부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대체 갯벌에 대해 “만들겠다고 한 지점은 뻘층이 전혀 형성될 수 없는 암반 토대 위인데 지금도 죄다 조류에 쓸려가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준설토를 많은 돈을 들여 먼 바다에 버리지 않아도 되는데 결국 비용을 아끼려는 술책이다”고 꼬집었다.

통영·거제환경련, 환경부 반발 수위 높여

또 희귀 동·식물 보호 방안에 대해서도 “2004년 협의에서 고란초를 옮겨 심겠다고 밝혔었는데 여태 옮겼다는 얘기도 없고 계획도 없다”며 “고란초는 동향(東向)이어야 하고 아침에 햇볕이 두 시간 이상 들면 안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옮겨갈 다른 땅이 거제에는 없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이어 “오비만 둘레 서너 마리 살고 있다고 짐작되는 수달에 대해 환경평가는 구체적 방안도 없이 노력하겠다고만 돼 있다”며 “수달은 반경 2~3km 정도 독자적인 영역을 갖는 특징이 있는데 이에 걸맞은 대체 서식지 구하기 또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 국장은 이에 더해 “매립에 따라 새로 생기는 해안선을 해양 생물이 살기에 적합하도록 하겠다는 평가 내용도 엉터리”라며 “지금 공사를 보면 접안시설(물양장)과 인공 호안만 있을 뿐 자연 상태와 가까운 구석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개천(소하천)을 따라 염습지(鹽濕地)에 염생(鹽生) 식물을 심겠다는 환경영향평가 내용에 대해서도 “공사 현장에 가보면 개천 둘레를 모두 호안석으로 뒤덮어 놓아 염생 식물을 심을 여지가 없다”며 답답해했다.

김 국장은 “처음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수달이나 고란초 분포지에 대한 조사와 언급이 전혀 없었다가 환경연합이 지적하니까 나중에 담았다”며 “출발이 이처럼 허술했는데도 실현할 수 있는지는 보지도 않고 친환경적인 것처럼 꾸며 사기만 잘 치면 우수 사례냐”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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