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조 사회 공동체에 꼭 필요한 조직 되겠다”

본보는 창원시 사림동에 소재한 전국공무원노조(이하 공무원노조) 경남본부에서 1만 5000여 조합원을 이끌고 있는 본부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병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도본부장(46)은 “아직까지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오해가 많다”며 “실질적으로 공무원도 노동자로서 제 권리를 찾고 일할 수 있을 때, 그 혜택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올 수 있다”며 공무원노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국민들은 공무원의 노조 활동에 대해 거부감이 많다. 지난해 11월 공무원노조의 최초 파업 때에도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과거 정권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공무원들을 이용하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특권을 제공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국민들은 공무원들에게 권한에 맞는 책임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공무원도 같은 노동자이며, 힘없는 약자이다. 정부는 IMF 당시 공무원 10만 명을 구조조정 했으며, 당장 내년에는 공직사회를 6등급으로 나눠 퇴출 계획까지 가지고 있다. 공무원이 사실상 ‘철밥통’인 시대는 끝났다.

-공무원노조특별법 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 공무원노조 내의 분위기를 전해 달라.

△ 노조가 합법화된다고 하면 관련 노조는 축제 분위기여야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전쟁터에 나가는 비장한 분위기다. 노조가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도록 한 이번 특별법은 현대판 노비문서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공무원노조특별법의 어떤 점이 문제라 생각하나.

△ 특별법이 적용되면 공무원 노조가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다. 단체로 조끼를 하나 맞춰 입는 것, 다같이 옷에 리본을 부착하는 것조차 단체행동권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또한, 6급 이하 대상자 중 회계, 감사 등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고, 임용권, 예산, 정책에 관한 문제는 교섭 대상에서 제외해 공무원 노조의 손발을 꽁꽁 묶고 있다.

-2002년 3월 출범한 전국공무원노조가 내년 3기를 앞두고 있다. 현재 2기까지의 공무원노조의 평가와 향후 공무원노조의 과제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말해 달라.

△ 현재 공무원노조의 활동으로 과거와 달리 공무원노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사람들이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 지역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여러 단체에서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 공무원 노조가 단순히 자기 이익 추구 집단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시야를 넓혀 사회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 공동체에 꼭 필요한 조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향후 과제도 공무원노조에 대한 대중적인 호응을 얻기 위해 힘쓰는 것이다. 또한 민주노총에 가입해 민주노총과 함께 대중 사업을 하는 등 외연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지금은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사업들을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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