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더컵 개막경기 프랑스에 0대5 완패


세계 최강의 벽은 역시 높았다.
한국 축구가 세계 1위 프랑스를 맞아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는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참담하게 무너졌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0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 프랑스와의 개막전에서 공격과 수비에서 이렇다할 손을 쓰지못하고 말레.비에라.아넬카.조르카에프.윌토르에게 차례로 골을 내줘 0-5로 졌다.
이로써 첫 발을 어렵게 내디딘 한국은 1차 목표인 4강 진출을 위해 남은 2경기를 힘들게 풀어가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설기현을 최전방에 내세운 4-5-1 카드를 꺼내 수비에 치중하려 했던 한국은 초반부터 몸이 잔뜩 굳어 움직임이 둔했고, 이는 패스미스로 연결돼 상대에 쉽게 역습찬스를 내주는 악순환이 거듭되며 주도권을 일찌감치 상실했다.
특히 홍명보를 축으로 이민성-김태영-송종국이 버틴 수비진이 오프사이드 파울을 유도하려 했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어 기동력에다 돌파력까지 갖춘 프랑스의 예봉에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드사이로 하여금 설기현을 전담 마크토록 하면서 사뇰, 피레스 등 4-5명으로 단단한 방어벽을 구축, 거의 슈팅찬스를 내주지 않는 등 공수가 짜임새있게 움직였다.
이 대회 첫 골의 주인공은 프랑스 1부리그 리옹에서 뛰는 말레였다. 말레는 전반 9분 코너킥때 페널티지역 중앙에 포진해 있던 중 흘러나오는 볼을 점프하며 왼발로 발리슛, 기세좋게 네트에 꽂았다.
기세가 오른 프랑스는 9분 뒤인 18분 프리킥에서 흘러나오는 볼을 비에라가 27m전방에서 오른발로 대포알슛을 날려 2-0으로 달아났고 34분에는 카레이르가 오른쪽을 돌파하면서 찔러준 볼을 아넬카가 말레와 골지역으로 뒤엉켜 밀려들면서 추가골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후반들어 이영표를 빼고 황선홍을 투입, 4-3-3으로 전형을 바꿨고 이런 변화가 먹혀들면서 볼 점유율이 높아져 슈팅찬스를 엮어냈지만 반대로 수비의 허점도 그만큼 커졌다.
전반 22분 유상철의 중거리슛이 변변한 슈팅이었던 한국은 후반 24분 황선홍이, 27분 설기현이 잇따라 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라메의 손에 막혔다.
25분에 고종수를 빼고 안효연을, 30분에는 김태영 대신 하석주를 각각 투입했으나 단단한 프랑스의 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수비의 빗장을 잠그지 않고 무리하게 공격하다 막판 2골을 내주는 어처구니없는 장면마저 연출했다.
프랑스의 조르카에프는 교체투입된지 7분만인 후반 35분께 아크지역에서 4번째골을 뽑았고 로스타임이 적용되던 후반 47분에는 윌토르가 수비사이를 뚫는 기습 패스를 받아 골키퍼 이운재를 가볍게 제치고 5번째 골을 작렬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6만1천500명이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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