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타면이 이렇게 싸다니…

‘툭툭…탕탕…’

주인 이오순(50)씨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푹 숙성한 반죽을 툭툭 치면서 밀가루를 후루룩 풀며 얇게 편다. 휙휙 둥글게 말아 순식간에 일정한 굵기로 썰어낸 후 손으로 일정량을 나눈다.

   
 
 
이씨는 17년째 손으로 직접 칼국수 면발을 뽑고 있다. 면 굵기가 일정해 당연히 기계로 뽑았을 거라 생각하는 손님들도 많다. 계산하면서 주방을 보고서야 주인아주머니의 솜씨에 감탄한다.

먹어보면 맛부터 기계에서 뽑은 면발과 느낌이 다르다. 혀를 감도는 꼬들꼬들한 느낌. 첫 느낌은 거칠지만 끝 느낌은 부드러워 계속 입맛을 당긴다.

요즘처럼 온갖 해물이 들어간 것도 아니다. 그냥 국물에 칼국수만 덜렁하니 있다. 그런데 맛을 보면 해물칼국수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담백함과 구수함이 있다.

국물재료는 밴댕이를 말린 ‘디포리’. 멸치국물은 끝 맛에 쓴맛과 텁텁한 맛이 약간 받치지만 ‘디포리’국물은 끓일수록 담백한 맛이 우러난다.

살짝 곁들이는 맛내기양념(다대기)은 시원한 국물을 침범하지 않을 정도의 약간 매운 향 맛을 느낄 수 있다. 맛내기양념을 살짝 넣어 먹으면 얼큰한 맛은 더하고 밋밋한 맛은 살짝 감춰져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석전시장이라 불리는 옛 역전시장 지하에 있는 이 칼국수 집은 다른 이름 없이 그냥 ‘칼국수 전문점'이다. 1980년 자유무역지역(옛 수출자유지역)이 번성할 때 공장에 근무하던 여성 노동자들이 참 많이 찾았던 곳이다.

주인 아주머니는 자기는 늙는 줄 몰랐는데 그 여성들이 요즘 아이를 둘·셋씩 데리고 올 때면 저만치 가버린 세월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25년 전에 이 집 전 주인이 이 장사를 했었거든예. 나는 그 주인 밑에서 일했어예. 주인이 17년 전에 몸이 안 좋아 이 일을 그만두면서 제가 하게 됐지예.”

옆에서 연방 땀을 흘리며 먹던 김명옥(57)씨는 입맛이 없을 때 이 곳을 자주 찾는단다. 이 칼국수를 한번 맛보면 그 다음날 입맛이 살아난다며 칼국수 맛 칭찬에 여념이 없다.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꼬마아이가 있으면 조그만 그릇에 아이 몫까지 챙겨주고, 칼국수가 남으면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그릇에 따로 담아 더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집이 번성할 수 있는 이유는 음식 맛 뿐만 아니라 주인아주머니의 세심한 마음도 함께 하기 때문일 게다.

   
 
 
△ 위치 : 마산시 석전 2동 석전시장 지하

△ 전화 : (055)296-9765

△ 주요메뉴 : 칼국수·국수·수제비·비빔칼국수·김밥 모든메뉴 2500원

△ 영업시간 : 오전 9시~오후 9시

△ 주차 : 불가능

△ 쉬는 날 : 매월 첫째·셋째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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