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는 각 신문 사설(기사 아래쪽에 참조 사설 제시)에 실린 주장을 논술자료로 사용해 그 주장이 과연 옳고 그른지, 어떤 시각으로 신문사설을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제시한 사설을 찾아 읽고 기사내용을 읽으면 학생들이 자신의 논리를 확립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논란이 증폭된 난자제공 의혹과 관련, 대국민 사과와 함께 “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비롯한 정부와 사회 각 단체의 모든 겸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오마이뉴스 제공
국익 앞세워 생명윤리 무시해선 안돼


황우석 교수팀 소속 여성 연구원 2명이 난자를 제공한 것이 드러남으로써 줄기세포 연구를 놓고 도덕성논란이 뜨겁다.

여론이 악화되자 황우석 교수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의혹을 사고 있던 실험과정에 연구원소속 여성의 난자가 이용됐고, 연구원의 난자도 복제실험에 활용됐으며, 실험의 윤리적 과학적 타당성을 검증할 ‘기관윤리심사위원회’의 심의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점을 시인했다. 황교수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앞으로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비롯한 정부와 사회 각 단체의 모든 겸직을 사퇴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황교수는 지난해 2월 13일자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 후 황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로부터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해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대로 들뜨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8월, 그는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켜 원숭이와 함께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던 개 복제를 성공시켜 또다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개 복제의 성공은 개 자체의 다양한 유전적 난치병 치료법 연구에 활용될 뿐더러 향후 사람의 질병모델 동물 생산 가능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부러움과 찬사를 한 몸에 받게 됐던 것이다.

황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는 찬사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1월 발효된 현행 생명윤리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난자 매매 금지는 법이 발효되기 이전의 일이므로 논외로 치자. 그러나 여성연구원의 난자가 실험에 쓰였다는 사실과 이를 황교수가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세계의사협회의 헬싱키 선언’에 반하는 행위로 윤리적, 도덕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황교수의 연구성과를 폄훼하자는 게 아니다. 그러나 여성의 난자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연구의 성과가 세계적이라 해서 ‘과배란제(FSH)’를 주사해 여성의 몸을 국가경쟁력을 위한 자원으로 이용할 수는 없다. 배아복제, 대리모, 유전자 진단 등은 여성의 몸을 실험의 대상, 또는 수단화한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윤리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국익을 앞세워 생명윤리를 무시한 실험으로 비윤리적인 국가로 낙인찍히는 것이야말로 진정 국익에 보탬이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 동아 11월 25일자 ‘다시 황우석 교수팀에 거는 기대’

△ 한국 11월 24일자 ‘값비싼 생명윤리 논쟁의 교훈’


/김용택 (마산 합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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