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진해 담은 71편의 시

‘바다는 어디에 꼭꼭 숨었는지/보이지 않았지만,/산들에 에워싸듯 둘러쳐져 있어/한결 아늑한 마을 한가운데/녹색 일산처럼 펼쳐져 있는/당산나무 보아하니/생가는 그 아래쯤 될 듯하다.//(후략)(박희진 작 <김달진 생가 방문> 일부)’

   
지역 시인의 시와 삶, 그리고 그의 고향을 후배 시인들이 노래한 작품을 묶은 시집이 나왔다.

(사)경남시사랑문화인협의회가 엮은 <나는 가끔 진해로 간다>.

김달진 시인과 진해를 노래한 시를 모아 지난 1999년 <당신의 마당>이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간행한 것에다 올해 문학제 열돌을 맞아 새로운 이십여편의 시를 더하고 고쳐 펴낸 시집이다.

<당신의 마당>은 김종길·최동호·송수권·박태일씨 등 1996년부터 해마다 김달진 선생을 기리고 있는 김달진문학제에 참가했던 시인들이 선생과 진해에 대해 쓴 작품을 엮은 것으로, 이번에 고진하·박희진·서림·조정권씨 등의 시를 추가해 그 마당을 더욱 넓히고 제목도 바꾸었다.

올해는 김달진문학제 10돌을 맞은 해로 특히 지난해 김달진 생가 복원에 이어 이달 초 김달진문학관이 개관하는 등 월하 선생을 기리는데 뜻깊은 해이다.

‘(전략)남해 쪽물이 제일 먼저 앞섬 첨탑머리를 물들이거나/거북선 모형의 배가 거북이처럼 앞발을 들고/먼 바다를 내어다보는 곳/아직은 밤하늘의 별들이 총총한 곳/월하 선생도 가끔 이 부두에 나와 해수병을 앓았을까/나는 가끔 봄이 오기 전 진해에 간다/벚꽃이 피기 전 군항제가 열리기 전/진해(鎭海)로 진해(鎭咳)를 끄기 위해.(송수권 작 <나는 가끔 진해에 간다> 일부)’

경남시문협은 서문에서 “김달진문학제를 이음매로 진해를 다녀간 전국의 이름난 시인들이 진해 사랑의 애틋한 마음으로 고운 시의 발자국을 남겨놓았다”고 밝히고 있다.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제 진해는 벚꽃과 군함만의 도시가 아니다. 월하 김달진 시인을 낳은 고장이며, 해마다 고인의 문향을 더듬는 ‘김달진문학제’를 기회로 전국의 문학인들이 모여 문학을 토론하는 흐뭇한 도시다. 이 시집은 여기에 모인 시인들이 하나의 도시를 노래한 국내 유일의 시집”이라고 책의 의미를 부여했다.

총 66명 71편의 시를 한권으로 묶었다. 문학동네 펴냄, 174쪽,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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