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은 쓸쓸하지 않다/늘 나무와 함께 있으니까.//나무 아래에는 외로운 아이/늘 남아 놀고 있으니까.//아이의 이혼 부모/늘 근처 돌고 있으니까.//(<운동장8> 전문)’

   
중견 시인 오하룡씨가 첫 동시집 <아이와 운동장>을 펴냈다.

20편의 연작으로 이루어진 <운동장>에서는 많은 의미를 지닌 운동장에서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을 한 그루 나무에 대비시키고 있으며 8편의 연작 <할아버지와 손녀>는 한번도 삶의 중심에 서지 못한 채 고단한 삶만 살아온 이 시대 ‘늙은이’들을 내모는 비참함과 쓸쓸함을 말한다.

‘아영이는/할아버지 손을 놓고/혼자 놀고 싶습니다.//할아버지는/아영이 손을 붙잡고/같이 놀고 싶습니다.//뒤뚱뒤뚱/혼자 노는 아영이는/자유로워 제 세상입니다.//허둥지둥/손이 허전한 할아버지는/괜히 숨이 가빠집니다.(<할아버지와 손녀4> 전문)’

계간 <작은문학> 발행인인 오하룡 시인은 “내 사랑하는 손녀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지 않으나 이렇게 동시를 쓰는 동심 속에서는 그들과 한량없이 어울리고 있다”며 “내가 갖는 이 어설픈 동심이 내 손녀들을 비롯해 우리나라 모든 어린이들이 착하고 아름다운 꿈을 지니고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동문학가 임신행씨는 평설에서 “동시 연작 <운동장>이 지닌 중요한 덕목은 무엇보다 시인이 사물과 사물을 표현하고자 하는 방법으로 운동장을 향한 시선이 직관적이면서 온화하고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도서출판 경남 펴냄, 121쪽,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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