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설토 투기 인공갯벌…10년만에 갯지렁이 서식

마산만의 준설토를 투기한 가포만이 투기 이후 10여년 만에 갯지렁이와 조개류가 서식하는 등 갯벌로 되살아나고 있다.

경남대 이찬원(환경공학과) 교수는 22일 마산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갯벌 체험행사 관리지침 마련을 위한 워크숍’에서 마산 가포만을 중심으로 퇴적층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준설토 투기전에 비해 오염도가 4배 가까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가포만은 마산만이 국내 최초로 오염해역 준설사업지로 선정된 이후 1990년부터 1994년까지 준설과정에서 발생한 준설토 210만㎥를 투기한 인공갯벌로, 유기오염 정화능력과 생태 변화를 살펴 볼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교수는 가포만 6개 지점 퇴적층에서 간조시점에 채취한 24개 시료에 대한 퇴적물 내 오염도 지수를 파악할 수 있는 준설지수(Dredging Index)를 분석한 결과, 준설전인 88년 0.67이던 지수가 2003년 0.18, 지난해 0.12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퇴적층 내 중금속 오염도도 크게 줄어 준설전인 88년 마산만 퇴적물의 아연 농도가 ㎏당 평균 1203㎎이었지만 지난해 가포만 준설투기지역의 아연농도는 154.3㎎으로, 카드뮴은 준설전 ㎏당 4.01㎎에서 지난해 0.64㎎으로 각각 줄었다.

또 준설 당시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갯지렁이류를 비롯해 바지락·얇은대양조개·아기반투명조개 등 조개류 저서생물도 이번 조사에서 다량으로 발견돼 인공갯벌로서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 교수는 “바닷물이 자주 들락거리는 조간대 하부에서 저서생물이 많이 발견됐다”면서 “새로운 오염원의 유입만 차단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오염된 갯벌도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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