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합의 없이 예정지로 늑도폐교 선정

사천시가 창선-삼천포대교 가설과 함께 추진해온 늑도패총 유물전시관 건립사업이 계획성 없는 사업 추진으로 부지선정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히는 등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시는 지난 2003년 전시관 건립을 위해 실시설계비까지 확보했지만 수년째 건립사업을 추진하지 못한채 관련 예산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고 사업 자체를 전면 재검토키로 해 ‘졸속행정’이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17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97년 창선~삼천포대교 가설공사 당시 늑도패총 유적(사적 제450호)에서 발굴된 1만3000여점의 유물을 보관 ∙ 전시하고 이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늑도패총 유물전시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

당초 시는 국 ∙ 도비 등 100억원을 들여 늑도동 현 삼천포초교 늑도분교 부지 8950㎡에 오는 2006년까지 유물전시관과 야외전시관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시는 문화재청의 승인 등을 거쳐 지난 2003년 실시설계비 등 2억8000만원을 확보하고 지난해 3월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건립부지로 예정한 늑도분교 폐교에 이 학교 동창회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착공은 물론 기본 ∙실시설계조차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

주민반대?부지 확보 못해 예산 용도 바꿔

특히 시는 부지선정 과정에서 사천교육청과 아무런 사전협의도 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늑도분교를 예정지로 선정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이에 시는 대체부지 물색에 나섰으나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해지자 지난해말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관련 예산을 주차장 용지확보 등을 위한 사적지내 토지 매입비로 전환하고 당초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당초 부지로 예정한 늑도분교에 대해 주민들이 반대하는데다 대체부지 확보도 여의치 않아 문화재청과 협의, 사업을 재검토 해 1억여원을 들여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모(35 ∙ 사천시 선구동)씨는 “시가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며 “일방적으로 시가 추진할 것이 아니라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어 늑도패총 유물전시관 건립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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