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언론 ‘강속구 사라졌고 제구력 여전히 불안’

박찬호의 200승 달성은 힘들다?.

<마이너리그 볼 닷컴>의 칼럼니스트 존 시켈스가 샌디에이고 박찬호(32)의 마이너리그 시절을 돌아보면서 ‘LA 다저스 시절 그의 성공은 환상이었는지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시켈스는 박찬호와 비교할 만한 투수로 토드 스토틀마이어, 켄 힐, 바비 볼린, 레이 버리스, 후안 구스만, 에릭 핸슨의 이름을 제시했다.

이들 투수들은 하나같이 100승 안팎의 통산 성적에 현역 생활 막바지에 부상 등으로 부진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한창 때는 두 자릿수 승리와 200이닝 이상의 피칭을 해냈으나 매 시즌 크고 작은 기복이 있었다는 점도 흡사하다.

이 글을 통해 시켈스는 마이너 시절 박찬호의 발전 과정을 재조명했다. 1994년 마이너리그 더블 A 샌안토니오 시절 마이너리그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C 등급을 받기도 했으나 이듬해 트리플 A 앨버커키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B+까지 등급이 올라간 사실도 언급했다. 여기서 시켈스는 ‘(1년 사이에) 박찬호의 직구 스피드는 3~4마일 빨라졌다. 90마일(145km)대 중반에서 최고 99마일(159km)의 직구를 뿌렸다. 또 커브가 향상됐다'고 상향 조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당시 전문가들은 박찬호의 컨트롤을 우려했다. 삼진도 많이 잡지만 볼넷이 너무 많고 기복이 심하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결국 10년 전 ‘마이너리거 박찬호'를 돌아보면 지금 고전하는 이유도 드러난다. 최고의 무기였던 강속구가 사라졌으나 컨트롤은 이를 커버할 만큼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다 시켈스의 분석처럼 부상과 텍사스의 타자친화적 구장 등은 박찬호를 더욱 힘겹게 했다.

그리고 박찬호가 올해부터 투수친화적이고 내셔널리그 팀인 샌디에이고로 옮겼으나 토드 스토틀마이어 등과 비교한 점 역시 재기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는다는 방증에 다름 아니다. 결국 박찬호로선 다저스 시절의 성공이 환상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장기계약 만료 해인 내년 시즌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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