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런 저런 나라’ 민간 참가단 유치 ‘훈장감’

우간다 캄팔라 람사협약 제9차 당사국 총회는 7일 32차 상임위원회를 시작으로 15일 총회, 16일 33차 상임위원회까지 10일 동안 진행됐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 참가한 정부와 비정부 기구들은 자연생태 보전 실태를 알리는 한편 3년 뒤 열리는 제10차 총회를 한국에 유치하는 데 힘을 쏟았다.

개막에 앞서 민간 참가단은 4일 출발했으며 이재용 환경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공식 정부 대표단은 12일 출국했다.

민간 참가단은 람사협약 당사국들의 민간 협력과 함께 아프리카와 우간다의 자연생태계를 둘러보는 한편 8일 아시아 지역회의와 14일 심포지엄에 참가했으며 총회 유치를 바라고 새만금과 낙동강을 보전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대신 정부 대표단은 7일 선발대를 미리 보내기는 했으나 주로 당사국 정부 또는 람사협약 사무국과 만나거나 14일 열린 한국 초청회 등을 통해 이미 기정사실이 된 ‘람사총회 한국 유캄를 확실히 굳히는 데 활동의 초점을 맞췄다.

15일 민간 대표단의 캠페인은 이번에 벌어진 하나뿐인 NGO 행동이라 다른 나라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고 우간다 NGO들도 행동을 함께해 주는 우정을 보이기도 했다.

민간 참가단은 또 짚과 풀로 만든 생활용품과 장난감 등을 선보이는 일도 했으며 우간다 어린이들에게 학용품과 옷가지를 선물함으로써 민간 외교 사절 노릇도 톡톡히 했다.

또 14일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요즘 쌀 협상으로 고통 받는 농민의 심정을 대변하듯 ‘논, 습지로서의 가캄를 주제 발표했다. 발제문은 “‘논’은 생명력으로 가득 찬 습지이다. 차가운 날씨, 농민들이 길바닥에 주저앉고 있다”로 시작하고 있다.

발제문은 이어 “외국 쌀이 밀려들면 값비싼 유기농 말고는 모든 쌀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이는 농촌공동체와 논이 사라지는 더 큰 문제를 낳는다. 논은 단순한 농경지가 아니라 생명의 자궁이며 홍수를 막아주는 댐 구실까지 한다”며 쌀과 논을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의는 우간다에서 으뜸가는 회의장 시설인 ‘스페케’에서 열렸는데 8일 개막식 직전 등 하루에도 몇 차례씩 정전이 됐다. 이를 두고 이종명 사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정전이 회의 자체의 ‘지속가능성’에는 위협이지만 절대 빈곤이 늘고 있는 아프리카 현실을 인식하게 했다”고 적었다.

8일 개막식에서는 의장으로 선출된 카힌다 오타피레 우간다 물·국토·환경장관이 개회사를 했고 피터 브리지워터 람사협약 사무총장이 개막 연설을, 유엔개발계획(UNEP) 대표가 축사를 했다.

심포지엄 참갇캠페인 활동 등

또 어린이가 나와 “어른들 말이 너무 어렵다. 어린이와 많은 이들이 알 수 있는 말과 음악, 춤, 무용, 그림으로 나타내 달라”며 “할아버지는 과학 따위를 몰랐지만 지속가능한 습지 이용이 절로 됐다. 지금은 옛날에 없던 ‘가이드라인’이 생겼는데도 가이드라인은 어려운 말로만 남아 있고 습지는 망가지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민간 참가단은 아시아 지역 회의를 하면서 일본이 람사 사이트를 20개나 등록하고 습지 보전 제안을 적극 제기하는 데 대해 부러워하는 눈길을 보냈다.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볼 때 총회 유치 활동을 빼고 습지 보전쪽에서는 두드러진 활동이 없었다.

이번에 한국에서 참가한 사람은 모두 38명인데 경남에서 이 가운데 3분의 2를 넘는 25명을 차지했다. 민간에서는 습지와 새들의 친구, 녹색경남21,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경남 교사모임, 경남환경운동연합 등에서 16명이 우간다로 날아갔다.

8일 개막식에서 발표된 람사상(Ramsar Award)은 과학 분야에서 중국 슈밍 카이 교수, 관리 분야 이란 나자니 발루치 박사, 교육 분야 일본 레이코 나카무라씨와 오스트레일리아 습지교육센터 등 4명이 받았다.

한편 민간 참가단은 15일 총회 본회의를 앞두고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와 경남도에 대해 △람사총회 공동준비위원회 구성 △총회 개최국 위상에 걸맞은 습지보전전략 수립 △새만금 간척과 낙동강 파괴 중단 △람사 사이트 습지 숫자의 국제 수준 확대 등을 요구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창녕 우포늪(소벌)을 비롯한 3곳만이 람사 사이트로 등록돼 있는 반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 명단으로 등록된 람사 사이트’는 모두 1524개나 된다. 제9차 람사 총회 관련한 사진과 자료는 www.iisd.ca/ramsar/COP9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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