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린내·알레르기 유발·소화억제 단백질

사포닌, 안토시아닌 등 각종 생리활성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두부, 된장, 청국장 등에 대한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콩. 현재 국내 자급률이 7~9% 수준으로 사료용은 전량을, 식용은 약 75%를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에서 콩의 비린내와 알레르기, 소화억제 단백질을 제거한 생식용 속푸른 검정콩과 노란콩이 개발돼 유망 작목으로 농가의 희소식이 되고 있다.

▲ 비린내와 소화억제 단백질 없는 콩을 개발한 진주 경상대 정종일 교수.
진주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 식물자원환경학부 정종일(41)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벼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는 콩에서 비린내와 알레르기, 소화억제 단백질이 없는 순수 국산콩을 개발하겠다는 일념으로 지난 1997년 연구를 시작해 8년만에 이를 성공시켜 관심을 끌고 있다.

경상대 정종일 교수 개발

특히 약용콩으로 불리는 ‘서리태’와 ‘서목태’는 옛날부터 약용으로 쓰였으며, 최근에는 검은콩 껍질에 항산화작용, 항균작용, 성인병 예방과 해독작용 등에 효과가 있는 생리활성물질이 함유돼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사료용은 물론 식용콩까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농업관련 학자로서 자존심이 허용하지 않았던 것.

정 교수는 지난 2002년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 ‘작물유전체 기능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으면서 연구에 탄력을 붙이기 시작, 드디어 8년만에 속푸른 검정콩 ‘개척 1호’와 노란콩 ‘개척 2호’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정 교수는 우선 지난 2003년 국내 재래종인 속푸른 검정콩(서리태)과 비린내가 나지 않는 노란콩과의 교잡으로 비린내가 제거된 속푸른 검정콩 ‘경상 1호’를 먼저 개발했다. 이 경상 1호는 농가실종 실험을 마치고 올해안에 국립종자연구소에 품종보호 등록을 할 예정이다.

이어 정 교수는 비린내는 있지만 소화억제 단백질이 없는 콩 모본과 검정콩과의 교잡을 통해 비린내는 나지만 소화억제 단백질이 결핍된 검정콩을 개발했다.

인체 해 없어 농가수익 기대

또 이미 개발된 비린내 없는 속푸른 검정콩(소화억제 단백질은 있음)과 비린내는 있지만 소화억제 단백질이 없는 검정콩과의 교배로 비린내와 소화억제 단백질이 동시에 결핍된 속푸른 검정콩 ‘개척 1호’를 개발했다.

또 정 교수는 비린내가 없는 노란콩(소화억제 단백질은 있음)과 소화억제 단백질이 없는 노란콩과의 교잡으로 비린내와 소화억제 단백질이 동시에 결핍된 노란콩 ‘개척 2호’도 잇따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유전자를 조작한 콩·수입콩과 차별되는 다양한 국산 콩제품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등 국내 콩 재배농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 ‘개척 1호’와 ‘개척 2호’는 소비자의 인체 유해성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

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개척 1호’와 ‘개척 2호’는 유전자 조작이 아닌 교잡과 우수형질의 선발 등 전통적인 유전·육종 기술을 이용했기 때문에 소비자의 인체유해성 논란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벼 과잉 생산으로 인한 농가소득 불안정 요인을 완화할 수 있는 대체작물로서 콩 재배면적 확대와 농가수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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