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의 혼을 좇아서

세계화를 부르짖고 외래 문화와의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은 얼마나 될까?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영혼은 무엇이며 그 모습과 빛깔과 향기는 어떤 것일까?

   
다듬이·반짇고리·연 등 언젠가는 본 듯한 것들이지만 막상 마음먹고 곰곰이 떠올리면 어느샌가 우리 생활에서 잊히고 사라지고 있는 것들이 많다.

정목일 경남문학관 관장은 에세이집 <우리가 알아야 할 한국의 아름다움 77가지>를 최근 펴냈다.

<한국의 아름다움 77가지>는 부채·돗자리·장신구 등을 소개하는 ‘생활의 여유와 지혜’, 은장도·인두·치마저고리·베갯모 등을 담은 ‘한국 여인의 소망, 한’, 범종·관등놀이·팔만대장경 등을 살핀 ‘불교와 겨레의 마음’, 춤·오광대·탈·농악 등을 보여주는 ‘민속놀이, 전통 가락의 멋과 흥취’, 문방사우·묵화·연적 등을 설명하는 ‘건축과 예술의 슬기’, 정화수·부적·정서낭당 등을 이야기하는 ‘원시 신앙, 그 믿음의 뿌리’로 크게 구성됐다.

청소년들이 많이 읽고 ‘우리 것’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씨 크기를 크게 하고 여백과 사진을 적절히 활용,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사실적 기술보다 미적 측면의 고찰이나 감상에 더 치중했고, 각각의 내용마다 컬러 사진을 실어 보다 쉽고 친근하게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정감 있다.

정 관장은 “한류열풍·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과의 분쟁·고구려 역사에 대한 중국과의 시비 등 ‘우리 것’과 관련된 일들이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 것을 제대로 알고 지키는 일은 소홀하다”며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미감과 의식을 풍속적인 관습을 통해 살피며 알기 쉽고 흐뭇한 감흥으로 읽을 수 있게 에세이 체로 엮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경남은행 <경은소식> 편집장이자 <경남은행 향토문화지> 편집장인 신병철씨가 맡았다.

정관장은 1975년 <월간문학>에 수필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경남문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창신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경남문학관장을 지내고 있다. 수필집 <남강 부근의 겨울나무> <한국의 영혼> <별이 되어 풀꽃이 되어> 등과 칼럼집 <인민광장의 왈츠>가 있다. 세계문예 펴냄, 323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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