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환경청도 인정

진해 제덕만 진해 신항 준설토 투기장의 수질과 토질 오염 정도가 심각하다는 결과가 민간 기관뿐만 아니라 낙동강유역환경청의 분석에서도 새삼 확인됐다.

또 창궐하는 깔따구나 파리 떼 때문에 주민 생활이 극심하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준설토에 먹이가 되는 유기물질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점도 다시 지적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7일 진해 신항만 준설토 투기장의 바닷물과 준설토 3곳, 투기장 밖에 있는 여수토(준설토에서 빠져나온 물을 임시로 모아놓는 곳) 방류구 2곳 바닷물의 오염 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투기장 바닷물은 생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24.4mg/l로 나왔고 투기장 바깥 여수토 방류구에서는 COD가 각각 11.4mg/l, 9.1mg/l로 나타났다.

이는 해역 수질 환경 기준에 따른 1등급(COD 1mg/l 이하)이나 2등급(COD 2mg/l 이하)은 물론 3등급(COD 4mg/l 이하)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또 투기장 안 준설토 3곳은 각각 강열감량(强熱減量)이 55.7%와 56.4%, 56.4%를 보였고 유기물 함량은 6.2%와 7.5%, 6.8%로 확인됐으며 시안이나 구리·카드뮴·비소 같은 중금속은 검출되지 않았다.

그동안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마창환경운동연합과 부산 동의과학대 등 민간에서 오염도 조사를 했으며 정부 기관으로서는 이번 낙동강청 조사 결과 발표가 처음이다.

동의과학대 조사서는 준설토 유기물 함량이 9.2% 나오는 등 이번 낙동강청 조사 결과가 민간보다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오염 수준이 심각함을 보여주기는 마찬가지이다.

강열감량이란 분석 대상이 되는 흙덩어리에 일정한 온도로 열을 쬐었을 때 줄어드는 비율을 나타내는데 56%일 경우 물이나 유기물 등이 타 버리고 44%가 남았다는 뜻이다.

유기물 함량이란 생명체와 그 기관을 이루는 물질로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되거나 썩어서 부영양화하기도 하는 것이다.

조사 결과 발표…3등급보다 6배나 수질 나빠

이에 대해 우리나라에는 환경 기준이 없으며 미국 연방 환경국 퇴적물 환경 기준에 따르면 5% 이하는 비오염, 8% 이하는 비교적 오염, 8% 초과는 심각한 오염이다.

낙동강청 관계자는 27일 “주관 부서인 해양수산부에 이번 측정 결과를 알려주는 한편 투기장 둘레 해역의 수질과 저질에 대한 정기적인 정밀 분석을 하라고 촉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진해수협 소멸어업인 생계대책위원회 이성섭 사무처장은 “낙동강유역환경청 조사 결과 준설토 투기장 안의 바닷물 수질이 앞바다 수질 2.3ppm보다 4~5배 높게 나왔다”며 “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한 측정치는 유기물 함량이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원래 황금어장이던 곳을 퍼 올렸으니까 유기물이 풍부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갖가지 해충의 먹이와 서식처가 되고 있다”며 “따라서 방제약품 살포 같은 일시 대책으로는 모자라고 근본 원인인 유기물 처리에 필요한 토목공법이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 처장은 “행정기관이 해충 방제 등 문제점 처리를 독단으로 하지 말고 환경 전문가와 방제 전문가, 그리고 주민 집단이 머리를 맞대어 모두가 믿을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말썽이 일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경남보건환경연구원도 경남도의 주문을 받아 준설토 투기장 수질·토질 조사를 했는데 이르면 이 달 안에 경남도 항만수산과에 조사 결과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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