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오후 6시까지 인터넷이 안 된다고? 우와, 큰일났다. 이메일로 자료가 오기로 돼 있는데…. 오늘 마 이래가지고 신문 만들겠나?” 편집국 여기저기서 “왜 미리 공지가 안 됐지”라며 불평·불만이 쏟아졌다.

   
사흘전이다. 도민일보 인터넷이 접속이 안 됐다. 그것도 인터넷팀이 가장 바쁜 오전 9시부터. 일터에서 인터넷 작업을 하려다, 이날 집과 PC방을 오간 끝에 평소보다 2시간 가량 늦게 오전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접속장애’는 불안정하게 끊겼다 이어졌다 하다 오후 6시가 다 돼서야 해소됐다.

뒤늦게 부랴부랴 정신 없이 작업했지만 그것도 만약 접속장애가 해소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두루넷’이라는 하나의 회선만 사용하다보니 더 불안감을 키운 탓도 있다.

정보를 상품으로 가공해 먹고사는 신문사인데, ‘정보의 바다’로 가는 길이 막혀 버리니 편집국은 말 그대로 초비상이었다. 인터넷으로 하루 취재계획과 기자들의 정보보고가 올라오거니와 특히 담당 데스크들은 인터넷으로 시시각각 터지는 사건과 기사들을 챙겨 일선 기자들에게 취재지시를 내리기 때문이다.

사무직 일터의 경우 그 업무가 갈수록 인터넷과 연계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므로 인터넷 회사가 아무리 고객을 위한 불가피한 공사라고 설명했지만, 장시간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게다가 이번 공사가 시간을 다투는 응급환자 수술도 아닐진대 왜 접속장애 알림을 공사시작 40여 분전에, 그것도 누리꾼들이 잘 드나들지도 않는 자신들의 홈페이지에만 올린 것일까? 휴대전화 문자 전송이 그리도 어려웠던 일이었을까? ‘배짱영업’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배짱’이 가능한 까닭이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한국의 인터넷 가입자 수가 보여주는 어두운 단면이라 말하면 지나친 주장일까.

아무튼 이번 인터넷 불능 사태로 약한자의 힘! 경남도민일보의 약한 ‘고리’는 권력도 자본도 아닌 인터넷이었음이 밝혀졌으며, 신문제작이 기자들만 열심히 ‘공’들인다고 되는 게 아닌 분업화되고, 사회의존성이 절대적인‘노동’의 하나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