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편의 고려했다는 게 겨우…”

일선 자치단체가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도입하는 저상버스가 장애인의 편의성이 고려되지 않아 불편한 점이 너무 많은데다 운송업체가 차량구입비중 상당부분을 부담토록 함으로써 구입을 꺼려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의 휠체어 전용좌석 손받침.
안전판 경사져 승하차 어려움·손잡이 등 불편 곳곳


저상버스는 2계단을 밟고 오르고 내려야 승·하차가 가능한 일반버스와는 달리 계단 없이 바로 승하차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나 교통약자가 이용하기에 편리한 고급화된 대중교통 수단이다.

자치단체의 저상버스 운행은 지난해 민주노동당의 발의로 2006년부터 저상버스를 의무 도입토록 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안’에 따른 것으로, 양산시는 지난 9월 내년 본격 운행에 앞서 제반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해 시험운행을 했으며, 진주시도 25일 시승식을 했다.

△불편한 점 많은 저상버스

진주시는 지난 25일 저상버스 시승식을 갖고 시청광장~중앙로터리~진주여고~봉곡로터리~북파~신안광장~진양호~중앙로터리~진주역~중앙중~문산 혜광학교~시청광장을 돌아봤다.

그러나 이날 시험운행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저상버스 차량 자체의 불편한 점이 많은 것은 물론 버스 정류장의 턱도 개선해야 되는 등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했다.

이들은 버스 차체 결함으로 요금을 내는 카드단말기가 운전기사 옆에만 있어 뒷문을 이용하게 되면 요금을 내기 위해 앞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왜소증이나 키가 작은 장애인들이 잡기에는 너무 높게 달린 손잡이는 버스가 급출발하거나 급제동할 때에는 다치게 되는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

이밖에도 의자에 앉기가 불편할 정도로 높은 의자 턱과 휠체어 전용 좌석 앞에 설치된 손받침, 그리고 장애인 스스로 착용하기 어려운 휠체어 좌석의 안전벨트도 개선해야 될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특히 장애인들은 버스 승·하차때 안전판이 경사가 지도록 돼 있어 휠체어가 뒤로 밀리는 등 승차가 어려웠다는 불평도 나왔다.

또 일부 버스 정류장의 턱이 낮아 안전판을 완전히 내려도 차이가 심해 혼자서 승·하차가 불가능하는 등 정류장 보도블록 턱을 10~15㎝까지 높이는 보강공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승하차 안전판.
△운송업체 차량구입비 부담액 6500만원도 문제


경남도는 내년부터 창원, 마산, 진주, 김해 등지서 저상버스를 운행토록 하기 위해 국비 등 30억원을 확보, 30대를 구입토록 할 방침이다.

그런데 저상버스 대당 가격이 1억6500만원으로 국비 5000만원과 도·시비 각 2500만원 등 1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부분은 운송업체서 부담토록 하고 있다.

운송업체 경영부담도 커 내년 의무도입 실현 의문

이 때문에 가뜩이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버스업체가 이를 부담하기에는 무리가 따라 저상버스 운행을 꺼리는 실정이다.

먼저 시승식을 한 양산시의 경우 버스 3대를 구입할 계획이고, 진주시의 경우 23명이 탑승가능한 5대를 구입할 예정이지만 나머지 자치단체서는 계속 미루는 실정이다.

이날 진주에서 시승식을 한 김모씨는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를 운행하게 되면 이동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지만 현재의 저상버스와 도로 사정으로는 장애인 등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행정당국에서 저상버스가 운행되는 2006년까지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저상버스 운행은 교통약자인 장애인들을 위한 교통정책”이라며 “이번 저상버스 시험운행에서 제기된 불편 사항을 검토·분석해 시정해 나갈 예정으로 도로의 굴곡과 경사로 및 과속방지턱 등 도로여건, 승강장 상태, 노선시간 확인 등 운행여건을 세밀히 점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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