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화진 진주제일여고2

  니 에미는 바쁘고

  나는 몸이 아파서

  니를 외갓집에 보내는

  에미 손 따라 골목길을 내려가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더니만

 

  지금은 니가 이만큼 자라서

  내 손을 잡고 골목길을 올라가누만

  그날 돌아보고 또 돌아보던 니 눈빛이

  오늘은 골목길을 올라가면서

  쉬엄 쉬엄 허리 굽은 나를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하는 것이

  영판 그때 그 눈빛이구만

 

 야야, 이 꼴목길 참 길제

  애비 없는 니를 대처로 보내고

  또 한 세월 기다린 골목길인데

  니가 시방 잡고 가는 내 허리만큼 길끼구만,

  니 이 긴 골목길 다시 돌아나갈 때

  얼매나 돌아보고 또 돌아볼꼬?

  아이고 우리 새끼, 니 눈빛 꼬리가

  오늘따리 왜 이리 길다냐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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