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은 마산 성지여고 2
숫자들이 떠든다.
어느새 잠잠해지더니
사 칠 사 칠 모서리로
콕, 콕,
눈알을 파고든다.
집요한 되풀이
끝내 답을 내어주지 않는
무적방어에 무력해진 너
사각사각,
머릿속을 갉아먹으며
온몸으로 흩어지는 숫자여러분.
쭈볏 쭈볏
온몸을 쑤셔대는
일자들의 공격
바늘 같은 수학
아아, 항복, 항복!
집요한 그 공격 견디지 못해
탁, 책을 덮으면
너그러운 네모
들판처럼 웃으며
지는 게 이기는 거다
패잔병의 넋두리
여름이 간다. 입시가 온다.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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