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앞두고 당선작가 “개인사정, 시공 포기”

김해시가 가야고도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진입관문인 국도 58호선 서김해IC 주변에 환경조형물을 설치키로 하고 현상공모로 당선작을 선정했으나 시공설계를 앞두고 당선작가가 시공을 포기, 시가 재공모하는 등 촌극을 빚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 5월말 대학교수와 지역인사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으로 작품심사를 벌여 서김해 IC 진입관문에 설치될 환경조형물로 전업작가 박모(경기도 고양시)씨가 출품한 ‘과거, 현재, 미래- 그 빛의 축제’를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지난 9월말까지 설치키로 했다.

박 씨의 작품은 천년고도 가야문명위에 세워진 과거 현재 미래로 흐르는 시간의 흐름을 불, 빛, 태극의 형상과 그 승화의 개념을 구성과 추상으로 엮어 표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지난 9월 작품 설치를 앞두고 설치계약 과정에서 당선작에 대한 특전으로 작품시공권을 가진 작가가 ‘개인사정으로 설치하지 못하겠다’는 황당한 일이 발생한 것.

시 재공모 접수마감, 두배 늘어난 26점 응모

박씨는 설치포기 이유는 주재료의 비용계산을 잘못해 수억원의 추가비용 도출로 시공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시는 박씨에게 계약위반 등을 내세워 줄곧 시공할 것을 요청했으나 박씨는 모든 권한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 끝내 시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는 현상공모에서 유례없는 시공자(작가) 사정으로 시공차질을 빚어 지난 9월말 시의회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기도 했다.

결국 시는 시공을 포기한 박씨에 대해서는 법적조치를 추진하는 한편 재공모를 통해 조형물을 건립하기로 하고 지난 20일 재공모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응모작수가 당초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26점이 응모돼 전화위복이라는 분위기다.

특히 시는 시의회로부터 당초 7억원이었던 사업비도 3억원 증액한 10억원으로 추가예산을 확보, 기량있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정희 도시디자인과장은 “시공자 사정으로 시공을 하지 못하는 전무후무한 사태가 발생해 당황했으며 작품공모 과정 등에서는 행정의 잘못은 없으나 담당공무원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이 있을 수 있다” 며 “그러나 잘못된 것을 덮고 시공을 추진하기 보다는 잡음소지를 없애고 안정적인 시공을 위해 재공모를 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재공모된 작품 심사는 이달말께 있을 예정이며 내년 2월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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