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동지’ 가 내일의 ‘적’

현역 시군의원들이 서로간에 적이 될 처지에 놓였다. 의원들은 그동안 지역구에서 독립적인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중선거구제에 따른 선거구 획정으로 옆 지역구 의원과 생존경쟁을 펼치게 되었기 때문이다.

30명에서 22명(선출 19·비례 3명)으로 의원수가 줄어든 마산은 이미 선거구 획정안을 놓고 현역의원들간 한차례 물밑 신경전을 펼쳤다.

인구가 적은 동을 선거구로 갖고 있는 A의원은 선거구에 포함될 G동과 K동을 다른쪽 선거구에 붙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의원의 의견은 G동과 K동을 포함시켜 내년 선거를 치를 경우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C의원은 도의원 3선거구에 있는 동을 아예 4선거구로 넘기자는 불가능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C의원의 선거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지켜본 E의원은 “선거구 획정 논의 과정에서 의원들간 욕심 때문에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선거구를 획정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진통 속에 마산시 의원들은 면이 많은 도의원 제1선거구(구산, 진동, 진북, 진전면, 현동, 가포, 월영, 문화, 반월, 중앙동)를 구산, 진동, 진북, 진전면과 현동, 가포, 월영, 문화, 반월, 중앙동으로 나누고 각각 2명, 3명을 선출한다는데 일단 동의했다.

하지만 이대로 선거구가 획정 되더라도 구산, 진동, 진북, 진전면에서는 4명의 현역의원 중 최대 2명만 의회로 복귀할 수 있고 현동, 가포, 월영, 문화, 중앙동 선거구도 4명의 의원 중 3명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의원수 줄자 불리한 지역 떼어내기 로비전 치열

창원시의원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선출 18명에 비례대표 2명으로 모두 20명으로 늘어나 의원들간 공천경쟁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도의원 제3선거구(반림동, 중앙동, 상남동, 웅남동)를 놓고 현 의원들간 유리한 지역을 사수하려고 물밑 로비전이 치열하다.

고성군 의원들도 자기 나름대로 유리한 읍면을 묶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의견이 분분해 선거구 확정 이후 많은 부작용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7명에서 11명(비례 2명 포함)으로 의원정수가 대폭 줄어들어 고민이 많은 한 합천군 의원은 “의원수가 대폭 줄어 들다보니 여태까지 잘 지내오던 사람들과 경쟁할 처지가 돼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아직까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선거구역이 결정되면 갈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거구 획정을 놓고 펼쳐지는 신경전은 앞으로 있을 공천경쟁과 본선에서 ‘절친한’ 동료의원과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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