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10편 “구체적 삶에서 진실 이끌어내”

월하 김달진 선생을 기리고 지역 문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월하지역문학상’ 제1회 수상자로 김영건씨가 선정됐다.

김달진문학관 등에 따르면 32명의 지역 시인이 각 30편씩의 작품을 응모했으며, 이 중 유행두·주종환·류경일·김영건씨가 본심에 올랐다. 강은교 동아대 교수·김선학 동국대 교수·남송우 부경대 교수·신덕룡 광주대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최근 본심 심사를 거쳐 김영건(필명 김륭)씨의 출품작 중 <서울에 사는 소> 등 10편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 김영건씨.
심사위원들은 김씨의 작품에 대해 구체적인 삶에서 이끌어낸 진실을 보여주고 있으며, 왜곡된 삶의 모습과 함께 이에 대한 비판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언어를 다루는 솜씨와 구체성에 기반을 둔 상상력을 높이 평가하고, <꽃등심> <고사리 꽃을 보다>와 같은 시편들은 비극적인 삶을 드러내면서도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거리는 풍자로 때론 해학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자칫 대상에 함몰될 수 있을 시적 상황을 적절히 통제하고 있는 능력이 돋보여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작품 중 수상작은 <서울에 사는 소> <꽃등심> <개구리밥> <꽃잎> <치마> <후라이드치킨> <고사리 꽃을 보다> <햄버거 너무 함부로 먹는다> <질그릇> <지리산 고로쇠 나무> 등 모두 10편.

김씨는 “사람은커녕 돼지갈비 1인분도 얹지 못하는 가슴불판 위에 ‘시’라는 고통스런 짐이 부침개처럼 얹혀졌다”며 “김달진 선생의 이름을 앞세운 상을 받는다는 건 분명 기쁨보다 부끄러움이 앞서며 이 부끄러움을 스승으로 삼아 앞으로 부끄럽지 않은 시를 쓰는 것으로 한평생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불교문학 신인상을 받아 등단한 김씨는 현재 함양에서 ‘지리산문학회’를 이끌며 지난 15~16일 ‘제1회 지리산문학제’를 치르는 등 지역 문학 부흥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월하지역문학상은 세계화·지역화·이상이 다양하게 분리·통합하고 있는 21세기 민족 현실 아래 구체적인 지역가치의 실천과 전망을 제시해 주는 문학을 격려·선양하기 위해 제정됐으며, 기성과 신인에 관계없이 경남 출신 또는 현재 경남에 거주하고 있는 문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월하지역문학상 시상식은 내달 5일 열릴 ‘김달진 문학제’에서 진행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