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없앤 양파·땡초·과일 소주

“매워서 입도 못 댈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매운 고추가 소주의 쓴맛을 없애 맛이 깔끔했어요.”

“웰빙이잖아요. 그래서 양파소주 먹어봤는데, 맛은 글쎄요~.”

요즘 술집 곳곳에서 양파·땡초와 같은 야채를 곁들인 소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웰빙, 즉 참살이 음식이 식탁의 중심이 되면서 술자리에도 곁 바람이 불고 있는 격이다. 그냥 깡소주를 먹기엔 좀 부담스러운 반주로 참살이 소주를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소주에 각종 야채와 과일을 섞어 먹으며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두 만남의 효과를 알아봤다.

● 양파와 땡초 + 소주 : 자극적…많이 마시면 위를 혹사

고추나 양파 속에 들어있는 매운 맛이 소주의 쓴맛을 희석시키고,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오래두면 둘수록 땡초와 양파의 맵고 쓴맛이 스며들어 깔끔한 맛을 떨어뜨린다. 양파나 땡초를 처음에 넣었다가 제일 맛이 깔끔할 때 건지는 것이 좋다. 참살이 빌미 삼아 양파도 땡초도 몸에 좋은 작용만 할 것이라는 생각은 단지 착각이다. 오히려 술의 알코올과 고추, 양파의 자극적인 맛이 만나 위를 혹사시킨다. 특유의 깔끔한 맛을 음미하고 싶다면 적당히!

● 가장 좋은 궁합은 : 95.5%의 수분덩어리 오이 ‘최고’

뭐니뭐니해도 오래 전부터 애용되어 온 오이다. 소주에 오이를 넣어 먹으면 좋다는데, 왜 그럴까?

오이를 가늘게 썰어 소주 안에 넣으면 자극취가 가시고 맛이 순해져 그것을 마시면 카~ 하는 소리를 안 내게 된다. 95.5%나 되는 수분과 오이가 갖는 향미 성분에 의해 소주의 자극취가 가시고 맛이 순해지기 때문이다. 오이가 자극취를 흡착하는 것이다.

오이의 성분을 보면 영양가는 낮으나 무기질인 칼륨이 배설되므로 소주를 마실때 오이를 공급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다. 염분배출과 노폐물 배출이 잘되어 몸이 맑게 된다. 오이와 소주는 여러 모로 궁합이 맞는 셈이다.

● 참외와 수박 + 소주 :다음날 머리가 ‘지끈지끈’

요즘 시장에 나가면 철 지난 참외들이 홀대를 받으며 싼값에 나와 있다. 이런 몇 놈을 건져 속을 판 다음 소주를 넣어 마셔보자.

칼로리만 가지고 있는 소주에 영양분을 주는 과일. 따라서 깡소주에서는 얻을 수 없는 포도당을 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성분은 숙취를 유발해 다음날에는 머리가 아프다. 그래서 과일주는 뒤끝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 어떤 안주가 어울릴까 : “기름기 없는 수육종류와 함께”

자극적인 땡고추에 소주가 들어가면 간이 더 혹사당한다.

창신대 식품영양학과 박혜진 교수는 “땡고추처럼 자극적인 음식을 소주와 함께 먹을 때는 간을 해독시켜주는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다”며 “웬만하면 지방간도 예방할 수 있는 기름기 없는 수육종류를 먹으면 간을 위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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