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여 자체가 세계환경 공헌”

2008년 람사총회가 한국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환경부로부터 람사총회 개최도시로 선정된 경남지역에서 람사총회 준비를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23일 오전 10시 제7회 지방의제21 전국대회가 진행 중인 창원컨벤션센터 6층 회의실. ‘람사회의 준비 및 한국의 습지보전을 위한 심포지엄’에는 특별한 손님이 모셔졌다. 호주 습지센터 소장인 크리스틴 프리토씨와 WWF(세계야생보호기금)-Japan에서 갯벌과 습지 보전 활동을 하고 있는 하나와 신이치씨가 환경운동연합의 초대를 받아 방한한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2008년 람사총회를 준비하면서 이미 총회를 유치해본 다른 나라 NGO활동가들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이들을 초청했다”면서 “특히 총회에서 NGO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크리스틴씨와 신이치씨는 람사총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경험하고 참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도민일보는 23일 두 사람을 만나 람사총회 유치를 위해 경남도민이 할 일을 물었다.

   
WWF-Japan 하나와 신이치씨


판다 마크로 유명한 WWF(세계야생보호기금)-Japan에서 자연보호실책임자로서 해안, 갯벌, 습지 보전활동을 하고 있는 하나와 신이치(사진)씨는 스스로 ‘총각’이라고 밝혔다. 20년 전에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후 이번이 세번째라는 신이치씨는 한국의 변화가 너무 놀랍다고 밝혔다.

-창원에 대한 첫 인상은?

△ 굉장히 큰 도시다. 돌아다녀 보니 신도시 같다는 인상이 든다.

-NGO 활동은 언제부터?

△ 스무살 때 내가 자주 찾아가 새를 관찰하던 습지가 매립됐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벌였다. 반대운동이 내가 환경운동에 발을 들여놓던 계기였다. 그리고 열두살 무렵부터 새를 관찰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일본과 비교해 볼 때 한국 습지의 특징은?

△ 일단 면적이 매우 넓다. 일본도 예전에는 넓었는데 요즘은 많이 매립됐다. 한국 습지는 면적이 넓어 경치가 아름답고 광활한 느낌이 든다. 또 하나는 새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일본의 이즈미 습지는 먹이로 새를 유인하고 있다.

-람사협약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려면?

△ 습지에 직접가보고 새들을 관찰해 보는 등 직접 참여하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 학교에서 소풍이나 야외학습을 할 때 습지를 찾으면 아이들이 집에 가서 자기가 보고 온 것을 가족들에게 얘기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된다. 특히 언론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매일 새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또 ‘몇 월이 되어 청둥오리가 몇 마리 날아왔다’하는 계절성 기사도 내보낸다. 그러면서 밑에다 람사회의가 언제 열린다하는 내용을 넣어주면 좋을 것이다.

-람사총회를 준비하는 경남도민에게 한 마디.

△ 한마디로 어렵다(웃음). 행사에 준비하고 참여하는 것은 지역민들에게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람사회의 자체가 국제적으로 서로 이해하고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습지 보전에 힘을 더 쏟게 되면 (관광산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즐기며 참여하라”

   
호주습지센터 크리스틴 프리토씨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뉴캐슬에 있는 호주습지센터에서 교육프로그램 매니저를 맡고 있는 크리스틴 프리토(사진)씨는 손자가 8명이나 된다는 키 작은 할머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호주습지센터 소장은 물론 오세아니아지역 국제습지사무국 이사, 국제습지사무국이사 등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 방문은 처음인가?

△ 그렇다. 어젯밤에 창원의 밤거리를 보았는데 사람들이 바빠 보이더라. 하지만 어차피 도시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는 것 아니겠나. 하지만 지금 창밖을 내다보면 알지만 창원은 자연과 도시가 잘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워 보인다.

-NGO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호주로 이민을 간 뒤 18년간 전업주부로 있다가 아이들이 다 자란 뒤 대학에 들어가 교사 자격증을 땄다. 대학을 졸업한 그해가 마침 호주 습지센터가 만들어진 해였고 그 때부터 환경교육 활동을 했다.

-람사협약이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생소한 것 같다.

△ 협약이라는 거대담론으로 접근하면 힘들다. 실제로 가봐야 한다. 습지를 방문하든 다른 행사에 참여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를 하면 알게 될 것이다.

-한국은 토지를 재산 증식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땅 주인이 보전보다는 개발을 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 그것은 호주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개발로 얻은 이익보다는 보전을 함으로써 장기간에 걸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것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토지 개발에 대해 NGO가 지방정부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보전을 요구하는 사람들과 함께 개발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이들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지방정부의 고충도 이해할 필요는 있다.

-람사총회를 준비하는 경남도민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 행사가 열리게 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라.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어떤 의미가 있는 지 잘 모르더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면 나중에는 그것이 중요한 기회였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총회에 참가하는 1000~2000명의 사람들이 모두 자기 국가의 전통의상을 입고 참여하는 데 지역에서는 그것만 가지고도 훌륭한 행사가 될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친 후 크리스틴씨는 자신이 지금 입고 있는 지난번 람사총회 기념 티셔츠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다음번에 정말 다양한 사이즈로 만들라고 해야겠다, 그 때 행사 운영진이 놀라 자빠질 거다, 나에겐 너무 커 꼭 드레스를 입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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