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만점 한끼 별미로 ‘최고’

추석을 넘겨서 그런가. 낮에는 한참 더웠다가도 저녁때면 찬바람이 살랑살랑 분다. 가을을 잊을 만큼 밤엔 추운 기운마저 감돈다. 이럴 땐 퇴근하는 길에 따뜻하고 푸짐한 만두 한 봉지 들고 가면, 들어가는 사람 발길 즐겁고 기다리는 아이들 신나고 저녁 걱정하던 아내도 한시름 잊을텐데….

   
 
 
여기 넉넉한 양에 어머니 손맛까지 느껴지는 만두가 있다. 두 개만 먹어도 한 끼가 되는 만두. 1인분에 2000원. 2인분을 시켰는데 큰 만두가 12개. 말 그대로 산더미 같은 양을 자랑하는 마산 댓거리 육교 바로 옆 일명 왕만두집.

간판도 없고, 앉을 자리도 겨우 두 테이블. 하지만 이 조그마한 가게입구엔 항상 고로케와 찹쌀 도넛·만두가 푸짐하게 쌓여있다. 수시로 사람들이 차를 세우고 ‘테이크 아웃’처럼 얼른 사들고 간다. 산 같이 진열해 놓은 모든 메뉴도 저녁 8시가 되기도 전에 바닥난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무색하다. 주먹만한 만두 속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꽉 찬 고기와 야채가 불쑥 고개를 내민다. 고기가 제대로 씹히지만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특히 김치만두는 손맛이 제대로 배어 있다. 직접 만든 김치를 하룻동안 숙성해뒀다가 참칟부추·갖은 야채와 함께 만두 속으로 쓴다. 속이 너무 꽉 차는 탓에 만두피는 터지지 않을 만큼만 두껍게 만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만두피가 전혀 텁텁하지 않다. 게다가 먹자마자 만두피는 입 속에서 사라져버리고 만두 속만 입가에 머문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재료는 당일 새벽에 장을 봐서 그 날 다 쓴다. 그래서 마치는 시간이 딱 정해져있지 않다. 그 날 재료 다 떨어지는 시간이 바로 마치는 시간이다.

힘들어도 제 손으로, 재료는 아낌없이. 이 집이 8년째 입소문을 탄 이유다.

40여 년 전 서울에서 결혼하자마자 만두집을 연 할아버지 할머니. 만두집이라는 만두집은 다 돌면서 맛있게 만드는 법을 배웠다. 만두 하나로 아들·딸 시집·장가 다 보내고 조금 여유 찾으려 마산에서 조그만 가게를 차렸다고. 댓거리가 번성하기 전엔 좀 편하다 싶었는데 이젠 손님들의 입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어쩔 수 없이 아들·며느리까지 동참하게 되었고 지금은 아들이 사장이다.

이렇게 이 곳은 김해·중리·창원 할 것 없이 일부러 먼 곳에서 발걸음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번 먹어본 사람은 댓거리 올 때마다 이곳을 들른다. 특히 30·40대가 많은데,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준 그 맛’이란 말을 침이 마르게 한다고.

   
 
 
△ 위치: 마산 댓거리 육교 옆

△ 전화: 243-9143

△ 주요메뉴: 고로케·샌드위치(각 1개 500원)

찹쌀 도넛(3개 1000원), 만두(1인분 6개 2000원)

△ 영업시간: 오전 8시 30분~오후 9시

△ 주차: 불가능

△ 카드: 불가능

△ 쉬는 날: 매주 일요일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