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 서식지 방문 “복원 가능성 충분하다”

지난 1979년 1월 경기도 문산 판문점 부근에서 마지막 모습을 나타낸 뒤로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천연기념물 제198호 따오기.

따오기를 우포늪(소벌)에서 다시 볼 수 있게 하려는 창녕군과 마창환경운동연합의 공동 노력이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 중국 샨시성 양시엔현 강가에 서식하고 있는 따오기들./창녕군 제공
이들이 8일부터 12일까지 따오기 복원의 본산인 중국을 방문해 보호구 관계자들과 만나 ‘따오기가 한국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는 다짐을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현지 따오기 서식지의 자연 조건이 창녕 우포늪(소벌) 일대와 비슷할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우포늪(소벌)이 더 나은 구석도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하고 돌아왔다.

샨시성 임업청 순쳉기안 부청장은 8일 “81년 2만km를 찾아다닌 끝에 양시엔현에서 따오기 7마리를 발견해 95년 인공 번식에 들어갈 수 있었다”며 “현재 700여 마리가 있는데 국가 차원 절차는 거쳐야겠지만 임업청은 한국에 보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순 부청장은 이날 샨시성 시안시 임업청 7층 회의실에서 창녕군 정진수 기획감사실장과 마창환경운동연합 이인식 상임 의장 등 중국 따오기 서식지 방문단을 맞이했었다.

그는 이어서 “중국의 따오기는 멸종 위기는 벗어났다”며 “99년 일본에 따오기 한 쌍을 보낸 것처럼 따오기의 우포늪 복원은 생태계 회복뿐 아니라 한·중 두 나라의 우호·협력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튿날인 9일 밤 방문단을 만난 샨시따오기보호관찰센터 딩화이화 소장도 “따오기의 보호와 복원을 위해 양시엔현까지 온 데 대해 열렬히 환영하고 한국 우포늪(소벌)에서도 따오기가 사는 날이 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방문단은 9일과 10일 양시엔현 일대 서식지를 둘러봤는데 안내를 맡은 시용메이 항조우대학교 교수와 따오기 보호구 장야오밍 업무과장은 “따오기는 친해지면 크게 경계하지 않으며 서식지도 물가와 저수지 아니면 마을 동산”이라고 소개했다.

시 교수와 장 과장은 “따오기를 복원하기 위해 지역 주민에게 농약을 쓰지 말게 하고 겨울에 휴경시키는 대신 보상을 했다”며 “최근 10년 안에는 주민들이 따오기를 해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세계적 희귀새를 보호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행으로 함께 한 국립환경과학원 박진영 박사는 “처음에는 서식 조건이 특별해 한국에서 못 갖출 정도면 어쩌나 걱정스러웠다”며 “하지만 내와 논과 연못과 뒷산이 있는 한국 보통 시골과 비슷해 ‘언젠가는’ 되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인식 의장도 “이번 방문으로 우포늪(소벌) 일대가 따오기 복원에 딱 알맞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며 “주민과 자치단체, NGO가 힘을 모으면 적절한 보상과 친환경 농업으로 따오기도 살리면서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단장 정 실장은 “최고 결정권자가 아니라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따오기 복원의) 필요성은 확인했다고 본다”며 “의회 논의와 집행부 방침 마련을 거쳐 주민들과 합의하는 등 꾸준하게 추진할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이인식 의장이 김종규 창녕군수에게 “따오기를 우포늪(소벌)에 되살리면 청정 지역 창녕의 국제적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창녕을 비롯한 경남 일대에서 개최될 것이 확실한 2008년 람사 총회를 성과를 높이는 데도 아주 유익하다”고 제의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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