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천(梅泉) 황현 선생이 마산 현동초등학교 뒷산으로 위암(韋庵) 장지연 선생을 찾아와 명부(冥府) 정담을 나눕니다.



▲매천 : 신문 잘 봤소. 우리 위암께서 많이 놀라셨겠는걸. 허허, 저 아름드리 소나무 불법으로 자빠트려 놓은 것 좀 보아. 우리 이미 저승 사람이니 사경(死境) 헤맬 일이야 없지만, 소나무 우지끈 소리에 혼령이지만 ‘사경(死驚)’은 겪었겠소이다그려. ▲위암 : 먼 길 오시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6년전 폭우 때 유해가 흐트러지는 참변을 당하신 선생님 존전이라서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매천 : 모처럼 마산엘 오니 숭양산인(崇陽山人)의 옛 아카시아 숲속 황묘(荒墓)를 헌신적으로 정비한 이 고장 기인일사(奇人逸士) 언론인 목발(目拔) 김형윤이 생각나오이다. ▲위암 : 막 다녀갔습니다. 오늘도 밉잖게 취하여 ‘우리 2천만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하며 ‘시일야취음포효(是日也醉吟咆哮)’로 위로를 해주어 퍽 고마웠습니다.







구국일념 목숨 건 사설



그 필화 짝이나 채우듯



묘소 방풍 솔을 베이는



송화(松禍)까지 얹히누나



임이여



텔레파시 팩스로



탄(歎) 읊어 송고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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