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폐막

10회를 맞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양적으로 확장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필름마켓을 여는 전초전으로 올 영화제를 상정하고 있다. 또한 기존 85%에 이르는 객석점유율을 60%선으로 낮춰 관객편의를 위한 노력을 하는 등 지난해와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쓰리 타임즈>.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허남식)가 지난 6일 오전 10시 부산파라다이스 호텔에서 가진 올 영화제 전반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중심으로 올 영화제 특징을 미리 살펴본다.

△개·폐막작 확정 = 부산국제영화제는 참가국과 참가편수가 계속 확대돼 ‘역대 최대’의 수식어를 해마다 ‘새로 고침’하고 있다. 올해도 역대 최대 규모인 73개국 307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지난해 64개국 264편에 비해 올해는 참가국이 9개국이 늘어 73개국에다 작품편수로는 43편이 늘어 양적 성장을 잘 보여준다.

내달 6일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 특징

올 영화제 개막작으로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된 대만의 거장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쓰리 타임즈>, 폐막작으로는 황병국 감독의 <나의 결혼 원정기>가 선정되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쓰리 타임즈>는 칸 영화제 출품 이후 전면 재편집을 해 기존 상영시간보다 15분이 늘어난 135분 짜리 완성본으로 선보인다.

폐막작 <나의 결혼 원정기>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여운이 있는 멜로드라마로 알려져 있으며 김성수 사단에서 <태양은 없다>와 <무사>를 조감독한 황병국 감독의 장편데뷔작이다. 지난해 변혁 감독의 <주홍글씨>에 이어 한국신인감독 영화를 2년 연속 폐막작으로 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더욱 풍성해진 프로그램들 = ‘지속적인 양적 성장’이란 말에 걸맞게 올 영화제 프로그램은 어느 해보다 풍성해졌다. 우선 아시아 영화부문에 대해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연어가 부산국제영화제라는 강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표현이 가장 잘 맞을 것 같다”고 이번 영화제에 참가하는 아시아 영화들의 특징을 압축했다.

이어 “‘아시아 영화의 창’에 참가하는 영화들 중 무려 14편이 올해로 8회를 맞는 사전제작지원프로젝트인 PPP에서 직·간접 제작지원을 받은 작품들이다. 또한 ‘새로운 물결’(뉴 커런츠) 경쟁작 11편 중 무려 4편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등 부산영화제를 통해 지원 받고 다시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들이 어느 해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 <나의 결혼 원정기>
< P > 이와 함께 아시아 주요작가들의 영화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아시아영화의 새지도 그리기’와 piff 뉴커런츠상(최우수 아시아 신인 작가상)을 수상했거나 특별히 주목받았던 감독들의 최신작들로 ‘새로운 물결, 그리고 10년’부문을 마련했다.

대만 거장 허우 샤오시엔·황병국 신인감독작 확정

또한 piff 10주년을 기념해 ‘piff 추천 아시아 걸작선’(17개국 30여 편의 고전 걸작들)을 곁들여 아시아 영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도 특징이다.

한국영화 부문 허문영 프로그래머는 “전수일 감독의 <개와 늑대의 시간>, <여자, 정애>의 이윤기 감독의 신작 <러브 토크> 등 미 개봉영화가 어느 해보다 많은 것이 올해의 매력 중 하나”라고 꼽았다.

한국영화 회고전에 선보이는 이만희 감독 특별전도 검열에 걸려 지금껏 일반관객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휴일>(1968년)을 포함해 10편이 관객을 기다린다.

월드시네마 부문에는 영국특별전이 준비되었다. 피터 그리너웨이·켄 로칟마이크 리 등 영국을 대표하는 거장들과 젊은 감독들의 신작 등 11편으로 구성된다. 스타일과 내용에서 일정한 정치성을 갖고 있는 감독들 영화가 대거 포함돼 지난해 일부 평론가들에게 비판을 받았던 ‘영화제의 정치성의 부재’를 다소나마 해소하려는 몸짓으로 읽힌다.

△관객중심, 그리고 필름마켓을 위한 전초전으로 = 올해 영화제 상영관은 해운대 인근 3개관, 남포동 2개관 등 5개관이며 스크린 수를 지난해 17개에서 올해 31개로 늘려 총 30만에 달하는 좌석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85%에 달하던 좌석점유율을 60%선으로 낮춰 영화관람환경을 이전보다 개선했다.

또한 기존 한정된 인원만 참가할 수 있었던 폐막파티가 폐막식 참석자 전원(약 5000명)이 참가하는 피날레 파티로 준비되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신설한 ‘감독과 영화보기’를 확대해 ‘배우와 영화보기’를 신설해 대중성을 좀더 꾀했다.

아울러 사전제작지원을 중심으로 한 기존 부산프로모션플랜(PPP) 스크리닝을 마켓 스크리닝으로 이름을 바꿔 10월10일부터 12일까지 아시아 배급사들의 신작을 상영할 예정이다.

좌석점유율 제한, 관람환경 개선…필름 마켓 시도중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PPP 스크리닝을 마켓 스크리닝으로 바꾼 것에 대해 “부산영화제가 본격적인 필름마켓을 시작하려는 직전 단계로 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 영화제와 부산영상위원회가 이미 필름마켓을 시작한 홍콩영화제, 도쿄영화제에 대응하기 위해 필름마켓을 열기 위해 필요한 점, 아시아 필름마켓에 대한 미국, 유럽 배급사들의 반응 등을 체크하는 등 본격적인 연구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해 필름마켓으로서 부산국제영화제 변모를 예고했다.

올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음달 6일부터 14일까지 9일 동안 열리며, 개·폐막작은 9월 15일과 16일 이틀동안 인터넷으로만 예매하고, 일반예매는 9월 23일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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