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급 태풍 ‘나비’의 진로가 한반도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긴장국면이다. 미국 허리케인의 대참사와 중국을 강타한 태풍으로 어느 때보다 자연재앙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는 때여서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더구나 해수면 고온으로 세력이 꺾일 기미가 없어 현재의 풍속으로 비바람을 몰고 올 경우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노염이 한풀 꺾이는 9월에는 서너 차례 태풍이 어김없이 들이닥친다는 예비지식이 있는 만큼 당국의 대비책이 확고히 서 있을 것으로 믿고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 취약점은 있는 법이고 그런 면에서 다시 한번 사전 대비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수단과 방법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우나 그 중에서 시민 개개인의 경각심은 최선의 방재요령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외출 시에 문단속을 하듯 태풍 내습 시에 취해야 될 행동은 안전수칙에 따라야 한다. 기상변화를 숙지하고 당국의 경계경보에 순응하는 것이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다.

미국의 대재앙은 경제적 손실은 차치하고서도 인명피해가 엄청나다는 점에서 안전불감증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켰다고 할 것이다. 당국의 경보음은 소홀하지 않았으되 실제적인 대처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했으며 시민들도 대피하는데 익숙지 못했다. 어느 누구가 지금과 같은 처참한 지경이 될 것이라고 예단할 수 있었겠는가. 방심과 태만이 일정부분 그 책임영역에 있다고 해서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기상특보에 의하면 경남은 나비 태풍의 중심권에 위치, 위험도가 한층 커졌다. 동급인 매미태풍 때 당한 악몽이 아직도 생생할 뿐더러 그 상흔과 후유증이 현재진행형에 처해있는 경남으로선 철저한 경계태세를 확립해놓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수해상습지 제방은 다시 한번 상태를 긴급진단한 후 부실한 부분이 발견되면 응급처치를 해야 할 것이다. 산사태 위험지구나 침수지대 주민에 대한 안전대치 계획은 완벽한지, 사고시의 구호대책은 차질없이 수행될 것인지 등 사전점검을 해야 할 대상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관과 민이 합심할 때 태풍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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