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협상 국회비준 동의안 상정 ‘구렁이’가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상임위 ‘담’을 슬그머니 넘었다는 사실이 들통나 농민단체의 분노와 반발이 들끓고 있습니다. 그 날치기 상정 비수가 농민들 등에 꽂히던 날, 충북 영동 황간 고을 ‘문학 농투성이’ 박운식 시인의 시집 <아버지의 논>을 받았습니다. 내용이 궁금해 얼른 펼쳐 들었는데, 기수처럼 앞장을 선 시 <봄은 왔는데-논1> 그 분위기부터 여간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뒷산 너머 골짜기 / 엎드려 있는 논다랑이 / 일어날 줄 모르네 // 새들 노래해도 / 논둑 밭둑에 꽃들이 피어나도 / 깊은 잠이 들었는지 // 누가 저 잠 깨울 수 있을까 / 누가 저 논다랑이 일으켜 세울까 // 소 몰던 아버지 없어도 / 일 잘하던 병선 친구 공장 다녀도 / 잘도 일어날 줄 알았는데 // 누가 저 잠 깨울 수 있을까 / 봄은 왔는데’! 당정이여, 농맹(農盲)이여, 이 시 잘 읽고 잘 생각해 보라.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던 시 <파장>

신경림의 그 시 첫 구절도

이젠 설 자리 잃고 말았네

보아라

논두렁 빚두렁에 뜬

쌀소득 보전직불제 신기루!

/전의홍(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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