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추석을 계기로 재래시장을 살리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도내 일선 시군이 앞다퉈 도입한 재래시장 상품권이 그것이다. 이들 지자체는 단순히 도입에 그치지 않고, 이번 추석이 재래시장 상품권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시킬 계기라는 판단아래 상품권 사주기운동에 전력투구 하고 있다. 진해의 경우 중앙시장 상품권이 올들어서만 1만원권 1만9000여 매, 5000원권 2만여 매 등 총 3만9400여 매가 판매되는 등 호응도 좋다. 금액으로 치면 모두 2억9746만원어치나 된다. 앞장서서 이 운동을 벌이는 시청 공무원들도 지난 3월부터 자발적으로 동참해 25일 현재까지 6600여 만원어치를 구입했다. 거창군과 마산 창원시도 팔을 걷어붙였다. 거창군은 결혼식 축하객에게 현금을 주거나 식사를 대접하기보다는 상품권을 답례품으로 주자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마산과 창원시는 직원들에게 추석선물을 줄 때 재래시장 상품권을 이용해줄 것을 관내 기업체들에 당부하고 있다.

지자체가 앞장서서 전개하는 사주기 운동 양상을 보면, 재래시장 상품권은 지자체와 관내 기업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 영역을 크게 넓힐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 결혼식 축하객에게 현금이나 식사대접 대신 상품권을 주자는 것은 훌륭한 아이디어에 해당된다.

재래시장 상품권 사주기 운동이 ‘부익부 빈익빈’으로 치닫는 자본주의 시장질서를 뒤집을 순 없겠지만, 이런 식으로 꾸준히 운동을 전개해나갈 경우 재래시장이 일정한 점유율을 유지하는 건 가능하다. 이는 곧 사멸위기에 놓인 재래시장 회생을 앞당기는 일이자, 이곳에 생계를 걸고 있는 많은 영세상인들을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한편 대형유통점이 유통시장을 독식하는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재래시장 상품권 사주기 운동이 지속적인 동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제도적인 강제장치를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자체가 전담인력을 두고 상품권 판매량이 일정 수준에 오르기까지 꾸준히 이같은 흐름을 추동하는게 마땅하다. 지금과 같은 열기가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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