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웰빙 시대, 주 5일 근무제와 맞물려 각 지역의 고유문화가 관광 상품의 중심에 서면서 지자체간의 선점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한다. 관광 상품이 지방자치단체의 세수와 직결되다보니 고유의 문화상품을 특화시키고 알려내는 일에 각 자치단체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역 간 선점 경쟁이 지나쳐 자칫 문화상품 본래의 가치를 훼손할 정도에 이른 것은 아닌지 각 자치단체는 진지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관광 상품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역사적 인물, 무형문화재 들을 놓고 볼 때 각 자치단체가 이들을 자신만의 문화상품으로 소유하기 위해 태생과 원조에 초점을 두다보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는 유래를 들어가며 서로 불필요한 경쟁과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고, 그러다보니 정작 내세워야 할 문화재의 질적 가치를 찾고 부각시키는 일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문화재가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상품으로만 취급되다보니 자치단체간 선점 경쟁과 다툼이 일어나겠지만 자치단체의 세수입이라는 현실적인 사정을 감안하여 많은 부분 이해를 하고 넘어간다고 할 때, 진정한 문화상품으로서의 값어치는 어디서 찾아야 하고 어떻게 살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새롭게 해야 할 부분이다.

사실 지금과 같이 누가 어디서 태어났고, 어디서 공적을 세웠고, 어디서 시작을 했는가를 따지는 것은 관광상품으로서의 질적 가치에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화유산을 남긴 인물들을 기린다고 할 때 자신의 출생지를 놓고 관광상품으로 독점하고자 서로 경쟁하고 다툰다면 이는 그 인물이 남긴 자취와 추구하고자 했던 정신적 유산을 오히려 사장하는 길일지도 모른다. 문화재나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일은 누구나 함께 공유하는 것이지 독점할 대상이 아니다. 어디에서든 그 인물이 살아 숨 쉰 발자취가 있다면 이를 기리고 이들이 남긴 정신적 가치를 살려내는 일에 더 비중을 두어야 옳지 않을까? 최고의 관광상품은 문화상품의 선점경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이든 문화재든 이들이 남긴 자취에서 찾는 이들이 그 가치를 찾고 감동을 받는 데서 나온다는 것을 각 지방자치단체는 알아야 한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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