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부럽지 않은 ‘영양만점 수제비'

창원시 상남동 웅남초등학교 앞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계단에 화분이 줄지어 있는 작은 가게가 보인다. 도토리나무라는 이 가게의 문턱을 넘으면 전통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내부가 나무와 한지로 꾸며져 있는데다 조용하고 깔끔해 자연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다. 황토벽이 초가집을 연상케 하고 구멍이 숭숭 뚫린 격자무늬 문이 초가집을 생각나게 한다.
 

   
 
 
 

이 집의 독특한 메뉴인 ‘도토리 수제비’를 시켰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도토리로 만든 수제비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기다리는데 무·배추·백김치가 먼저 나온다. 김치가 어찌나 맛깔스러운지 수제비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배추김치에 젓가락이 먼저 간다. 쭉 찢은 배추김치를 입안 가득 넣으니 싱싱한 배추가 아삭아삭 씹힌다. 백김치의 시원한 국물로 입안의 양념을 씻어내니 별미가 따로 없다. 맛이 좋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 집의 김치는 매일 아침 그날 분량을 담근다고 한다. ‘재고는 없다’라는 철학으로 그날 것은 그날 소비한다.

콩국수용 콩도 주인이 친정이 있는 창녕 남지에서 그 해 쓸 콩을 한번에 받는데 이것이 다 소비되면 콩국수를 팔지 않는다.

김치 맛에 감탄하고 있을 때 뚝배기에 수제비가 가득 담겨 나온다. 겉으로 보기엔 꼭 설렁탕 같다. 소금 간 맞춰 국물을 한술 뜨니 보양식이 따로 없다. 잣·은행·인삼·대추가 들어 있는 진한 사골육수다. 대표 신종숙(41)씨가 이집을 열기 전 삼계탕 집을 했던 노하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도토리색의 수제비가 평소 먹던 밀가루 수제비와 달라 생소하다. 대표적인 도토리 음식인 묵을 연상하면서 먹으니 어떻게 이렇게 쫄깃할 수 있을까 신기하다. 주인의 정성 어린 비법이 탄생시킨 쫄깃함이다. 수제비를 먹을 때마다 같이 따라 올라오는 찢은 살코기는 고소한 맛을 곁들여준다. 새콤한 무김치랑 먹다보니 어느새 수제비가 사라졌다.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배가 든든하면서 속이 따뜻해진다. 구수하면서 진한 국물이 명물이다 보니 남자손님이 의외로 많다.

이 집은 다른 메뉴들도 다 골고루 인기가 좋다. ‘소바’는 수제비처럼 사골육수를 쓰지만 좀 더 매콤하다. 밥을 먹고 싶은 사람은 날치알이 얹어져 나오는 ‘웰빙비빔밥’을 먹어보자. 그리 맵지 않으면서 달콤한 장맛이 기가 막히게 맛있어 먹어도 먹어도 자꾸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나오는 짭짤한 된장찌개도 맛이 깊고 진하다. 이 모든 것들을 다 먹고 나서 후식으로 정성들여 담근 수정과 한 잔을 먹으면 맛에 취해 신선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 위치 : 창원 상남동 웅남초등학교 정문 앞

△ 전화 : (055)275-5355

△ 주요메뉴 : 도토리 수제비·도토리 소바(각 6000원), 해물파전·도토리 콩국수·웰빙 비빔밥·팥빙수(각 5000원), 도토리묵 무침(1만원)

△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 주차 : 불가능

△ 카드 : 모든 카드 가능

△ 쉬는 날 : 첫째 셋째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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