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란경 지음ㅣ창작 미디어

세월의 흐름이 강산도 바꾼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닌 듯하다. 지금도 골목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은 있지만 요즘 아이들의 눈빛은 당당함으로 빛난다. 그러나 어딘가로 향해 달아날 듯 보이는 그 눈빛이 어른에게는 또 하나의 불안한 그림자를 던지기도 한다. 이것이 아날로그 세대가 디지털 세대에게 갖는 단순한 노파심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입시에서 주입식 교육이 주는 단점의 극복을 위해 도입된 것이 논술이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을 들으며 생각하기 자체를 싫어하고 거부감을 갖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아이들에게 주변이나 이웃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러나 어떻게 주변에 대한 관심 없이 논술이 가능하겠는가? 어떤 경우에는 사고가 자유롭고 창의적이지만 표현 해내는 힘이 부족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논술의 비중은 날로 높아만 가고 있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논술의 기초 다지기를 위해 온 힘을 모으고 있을 것이다. 이 때 논술을 전적으로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면 만만찮은 사교육비가 어깨를 더욱 움츠러들게 할 것이다.

그러나 성실하게 알아본다면 꼭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지 않고도 나름대로 아이에게 논술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질 높은 도서가 많은 만큼 책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책을 선정하는 일 또한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논술은 써야 하는 글이지만 반면 또 많이 알아야 잘 쓸 수 있는 글이기도 하다. 그러나 도대체 무얼 알아야 할지 처음에는 구별하는 것 역시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또 아는 것을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고 제대로 글을 쓰고 싶어도 복잡하고 장르별 갈래도 많아 힘들어하는 학생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싶은 책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이들에게 <논설문 꺼리 모음>(창작 미디어)을 권하고 싶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거나 그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들에 대해 나름대로의 주장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주제별로 나누어서 다루고 있다.

논술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먼저 논설문 꺼리들을 모아 그 중요성이나 역사, 배경 그리고 여러 가지 실현 방법들을 조목조목 예를 들어가며 알아보기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모범 예문들을 두어서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제법 구체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1, 2권으로 나뉘어 있고 논술에 접근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가장 가까운 것들에 대해 바탕을 다지도록 이끈다.

여기엔 아직 정치 문제나 세계사적 문제를 다루고 있진 않지만 먼저 우리들 속의 한 부분인데도 서운하리만치 푸대접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도 일깨워준다. 그리고 그것들이 사위어가는 이유나 우리 스스로 지금에라도 살려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나타내어 확산적 사고로 이끌어 간다.

특히 논술의 첫걸음을 내딛는 아이에게는 꼬까신 같은 책이다. 우선엔 한발 떼기가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언덕도 넘고 고개도 훌훌 넘어 넓은 길로 성큼성큼 걸어갈 걸음걸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순조(논술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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