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되면서 진해시 웅동1·2동 바닷가에 파리를 비롯한 모기 등 해충이 떼를 지어 나타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영화에서나 보아 왔던 자연의 공격이 지금 진해에서 일어나고 있다.

실제 현장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도대체 파리가 많다 한들 얼마나 된다고 그럴까”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많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하늘을 덮고 있다. 영화 <대지>에서 왕룽의 농장을 덮친 메뚜기떼나, 히치콕 감독의 영화 <버드>에서 인간을 공격하는 새떼를 생각하면 비슷할 정도로 놀랄 현장이다.

신항만을 만들면서 바다 밑바닥 뻘을 퍼올려 매립을 하고 있는데, 이 매립장의 영양상태가 좋다 보니 여러 해충이 이곳에서 번식을 하고 있다. 뻘 밖으로 기어나온 애벌레를 치우는데 굴착기 같은 중장비가 있어야 할 정도니 ‘재앙’이라 할만 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건 자연을 훼손한다고 하늘이 내린 재앙”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문제는 사정이 이런데도 해충을 막을 마땅한 방법이 없다 하니 더욱 딱할 노릇이다. 170만여평에 이르는 준설토 투기장에 강력한 살충제를 뿌리면 해충이야 없앨 수 있겠지만, 해양 오염이 될 게 뻔하니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 천적을 뿌린다는 것도, 해충이 어느 정도일때 말이지 이건 숫제 천적이 파리,모기떼를 보고 달아날 판이다.

새까맣게 하늘을 뒤덮은 곤충이 사람에게 달려들다 보니 주민 중에는 피부병을 앓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 일대 횟집촌을 찾아온 사람이나 낚시꾼도 사정을 보고는 급히 떠나버리니 살아갈 길이 막막한 주민도 꽤 된다.

해양수산부나 부산신항(주), 진해시 같은데서 방역을 한답시고 하지만 주민들이 보기에는 손 놓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방역을 했다면 해충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주민들이 보기에는 날이 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항만 공사가 중요하다 한들, 사람에 앞설 수는 없다. 잠시 공사를 중단하고서라도 근본적인 방제를 하든지, 그도 어렵다면 공사가 끝날 때까지라도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삶의 대책을 마련해 주는 등의 적극적인 자세가 아쉬울 따름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