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참석률 저조 한나라당 눈치 보기?

열린우리당 경남도당의 공공기관 이전 설명회가 각 지자체의 유치 열기에 비해 참여도가 저조했다. 그동안 20개 시군이 앞다퉈 인센티브를 내놓으며 유치전을 벌였고 서울로 상경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활동을 벌였던 것에 비하면 상반된 모습이다.

▲ 19일 오후 마산종합운동장 내 올림픽기념생활관에서 열린우리당 경남도당 주최로 열린 공공기관 이전 설명회에 참석한 경남 이전 12개 공공 기관 관계자들이 도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이날 행사에는 주택공사 홍인의 부사장 등 12개 공공기관 고위 관계자들이 설명에 나섰지만 440석의 좌석은 남아돌았다. 참석 인원은 140~150명선.

이날 참석한 도내 단체장은 열린우리당 소속인 김종규 창녕군수가 유일했고 시의회에서도 창녕군의회 박융차 의장과 합천군 공공기관유치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경호 의장 등 2명뿐이었다. 방청석에 앉은 참석자들도 시군 관계자가 몇몇 눈에 띄기는 했으나 당원들이 대부분이었다.

도 “과열경쟁 부추겨” 우리당 “조직적 방해”

이전 터 제공, 세금 감면, 아파트 특별분양 등을 주겠다며 ‘몸’이 달 대로 달아있는 지자체의 공공기관 유치 열기가 이처럼 우리당이 주최한 이전 설명회에서 사그라든 이유는 뭘까.

결론적으로 보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경남도의 신경전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당은 집권여당인 만큼 거대사업으로 실행한 공공기관 이전사업을 경남도가 적극적으로 도민들에게 홍보하지 않아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했으나 경남도는 유치 과열경쟁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설명회 개최를 탐탁지 않게 봤다.

또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열린우리당이 경남에서 공공기관 이전 설명회를 개최하려 한다”며 “이는 여당의 공이 컸음을 부각시켜 내년 지방선거에서 득을 보겠다는 의도인 만큼 즉각적인 중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우리당은 김 총장이 갑자기 나선 것에 대해 김 지사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지사가 김 총장의 발언이 있던 시점에 기획예산처에 지원 요청을 위해 서울을 방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설명회에 참석자가 저조하자 우리당은 곧바로 경남도를 쏘아 붙였다.

우리당 관계자는 “지난 주 설명회를 위해 20개 시군에 참석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지난 15일까지는 시군에서 문의전화가 많았다”며 “그러나 경남도 고위관계자가 도당에 행사 자제를 요청하는 전화를 걸어온 후로는 이 같은 전화는 끊겼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창원시가 어제 우리당이 시내에 붙인 공공기관 이전 설명회 플래카드 5개를 불법이라며 수거해 소각해 버렸다”며 “이는 조직적인 방해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한 우리당 당원은 “시군마다 공공기관 유치에 혈안이면서 공공기관 대표들이 와서 하는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내년 선거를 앞두고 기초단체장들이 한나라당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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