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밝혀지지 않고 고용업체서도 무관심 일관

지난 2일 창원시 신촌동 ○○업체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네팔 출신 산업연수생 산토스 다칼(31)의 시신이 보름이 넘도록 병원 영안실에 보관되어 있다.

시신을 네팔로 가져갈 비용이 만만치 않고 죽음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상해보험 등의 보상과 장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생전의 산토스 다칼.
이에 대해 외국인노동자 인권단체가 경찰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인 규명을, 업체 사용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문제 해결 태도를 촉구하고 있다.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소장 이철승 목사)는 경찰이 다칼의 죽음을 신병 비관과 향수병으로 인한 자살로 추정하는데 대해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담소는 △다칼이 합법체류자인 만큼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점 △자살에 대한 징후나 유서가 없는 점 △힌두교에서는 자살을 찾아보기 힘든데 신앙심 깊은 다칼이 자살할 가능성이 낮은 점 등을 들어 자살의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담소는 사용자 쪽에 대해서도 진상 규명과 도의적 책임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체 사용자 쪽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고향에 가고 싶으면 언제든 회사에서 재입국허가신청을 대행해 주었다”며 “향수병에 의한 자살 가능성이 낮음은 인정하고 있지만 아직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입장 표명을 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7일 상담소의 요구로 부검을 했고 아직 그 결과가 내려오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면서도 “자살이다 아니다가 아니라 타살 흔적이 없다는 것이 결론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경남외국인노동자 상담소 이철승 소장은 “어찌되었건 회사 내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인데 사용자 쪽이 도의적인 책임은 지는 것이 죽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한편 산토스 다칼의 친동생인 슈만 다칼(28)은 오늘부터 매일 오전 10시에서 11시까지 업체 정문 앞에서 ‘사망진상 규명하여 억울함을 풀어달라’, ‘목격자의 양심제보 사망의혹 밝혀달라’ 등의 내용을 가지고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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