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환경부 장관, 낙동강청 방문서 밝혀

이재용 환경부 장관이 18일 창원 낙동강유역환경청을 찾아 2008년 람사 총회의 경남 유치가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취임한 이 장관은 이날 낙동강청을 처음 방문한 자리에서 “람사 총회는 대륙 안배 원칙을 지켜왔고 2008년 개최지는 아시아의 몫”이라며 “올 11월 우간다 캄팔라에서 다음 개최국을 정하기 4개월 남은 현재까지 한국 말고 신청한 나라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 이재용 환경부장관이 18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을 방문, 문정호 청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듣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열린 ‘2008년 람사총회 선정위원회’를 통해 경남을 한국 개최 후보 도시로 선정해 놓은 만큼 우간다 캄팔라에서 한국으로 결정되면 경남은 자동으로 개최 도시가 된다. 또 이 장관은 그동안 환경부가 람사 총회 유치에 소극적인 것처럼 비친 점을 인정하고 “경남 주민께 사과드린다”면서 “하지만 그것은 개최에 따른 사무국 분담금 납부액을 줄이기 위해 매달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한 협상 전략의 하나였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람사 총회 사무국과 벌이는 5억~10억원 가량 되는 분담금 협상 자체가 한국 유치의 청신호”라며 “같은 아시아의 중국과 일본도 한국을 지지하는 만큼,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는대로 적극 나설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 장관은 이와 함께 향후 ‘람사총회 추진기획단’을 꾸려 나라 안팎으로 나서 활동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나름대로 한다고 하지만 외국에 비친 우리나라는 아직도 환경후진국인데 람사 총회 유치를 계기로 이를 벗어던지려면 습지를 한낱 물웅덩이 정도로 여기는 잘못된 생각부터 없애야 한다”며 습지의 중요성과 유용성을 알리는 데 역량을 집중할 뜻을 밝혔다.

이 장관은 “습지는 식생과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며 따라서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곳”이라며 “경기도 김포 일대와 비무장지대 습지를 둘러봤는데 이는 보호지역 지정을 반대하고 습지를 메우고자 하는 해당 자치단체에 대한 일종의 시위”라고 했다.

하지만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 문제나 남강과 황강에 대한 광역 상수도 계획과 같은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 장관의 18일 일정에 들어 있는 천성산 무제치늪 방문을 두고 “이것도 시위냐”고 물은 데 대해 “시위는 아니다. (말은 많이 들었지만) 한 번도 안 가 봐서 간다”고 답했으며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 공사에 대해서도 “환경부가 직접 간여할 수 있지 않다”고 발을 뺐다.

지난 5월 한국수자원공사가 제기한 광역 상수도 계획(함양 남정댐과 합천 합천댐을 통해 부산까지 50만t씩 공급)에 대해서는, 강물의 자연정화능력을 유지시켜 주는 물의 양이 모자랄 가능성이 높은데도 “양질의 식수를 제공할 수 있는지 큰 틀에서 따져봐야 한다. 즉답할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만 하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낙동강청을 찾은 이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다음 천성산 터널 공사 현장과 무제치늪을 둘러봤다.

람사 총회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람사협약인데 정식 이름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며, ‘자연자원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관해 최초로 맺어진 정부간 협약으로 71년 이란 람사에서 채택돼 75년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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