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상상력의 힘

■ 파란의자 = 20·21일 오후 5시, 8시 우리동네 극장. 해외공식초청작. 독일극단 시어터버크슈타트 하노버. 반 복센 연출.

▲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독일 초청작 <파란의자>
△ 작품내용 = 두 명의 배우와 한 명의 음악가로 구성된 이 작품은 사막을 비롯해 상어떼, 서커스 등 재미있고 엉뚱한 장소들로 관객을 이끌고 간다. 친구 사이의 우정을 그려낸 이 작품은 상상력의 힘이 얼마나 재미있고 위대한 지 보여주는 동시에 편협한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제한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친다.

△ 추천이유 = 올해 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에서 선보인 이 작품은 한 마디로 상상력을 굉장히 자극시키는 보기 드문 공연이다. 의자와 간단한 소품을 변형시켜 다양한 상상력을 일으킨다. 아동, 청소년 뿐만 아니라 상상력이 무디어진 어른들도 재미있게 볼 만하다.

일상 소재로 표현한 잔잔한 감흥

■ 선착장에서 = 30·31일 오후 5시, 8시 우리동네 극장. 국내공식초청작. 부산시립극단. 박근형 연출.

▲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국내공식초청작 <선착장에서>
△ 공연내용 = 극단 골목길의 대표 박근형 연출가가 객원 연출한 작품으로 부산시립극단 작품이다.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무감각과 무관심에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블랙 코미디다. 섬마을 처녀 맹숙이 자살한 채 발견된다. 섬사람들은 정신 지체장애인이자 아이를 배고 죽은 그녀를 애써 외면하고 장례식을 서두른다. 하지만 장례식을 앞두고 이 섬의 모든 남자들이 사랑을 갈망했던 맹숙을 성적 노리개로 삼아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철저한 자기반성 없이 타자만 질타하는 우리네 현실 속에선 미래가 없다는 점을 울릉도라는 섬을 소재로 표현하고자 했다.

△ 추천이유 = 박근형 연출가는 차세대 한국연극 연출의 선두주자이자 현재도 국내에서 손꼽을 만한 연출가 중 한 명이다. <청춘예찬>을 비롯해 박근형 연출가의 작품들은 대부분 사실적이고 일상의 소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보는 이들이 부담스럽지도 않고, 대신 잔잔한 감흥을 느끼게 한다. 편안하고, 보다가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만만한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겠는가.

아카펠라로 새롭게 해석한 고전

■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 24·25일 오후 10시 숲의 극장. 젊은 연출가 전. 공연배달 서비스 간다.

▲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 공연내용 = 텅 빈 무대, 음향도 전혀 없고 소품은 최소화된다. 배우들은 몸과 입으로 숲·바람·나무·호수 등을 형상화해낸다. 그 흔한 무대장칟조명효과 없이 순수 배우의 목소리와 몸짓에만 의존한 공연. 가난한 연극의 의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작품의 배경은 바보온달이 후주국을 물리치고 장군이 된 시기. 이 시기 평강공주를 보필하던 시녀, 연이의 이야기다. 연이는 평강공주를 부러워하다가 숲 속에서 만난 야생소년과 그녀 자신이 마치 바보온달과 평강공주가 된 듯한 혼란을 겪게 된다. 결국 죽음을 맞는 야생소년을 통해 연이는 자아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 추천이유 = 이 작품은 아카펠라 뮤지컬이라고 일컬어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극단이다. 아카펠라를 통해 우리나라의 고전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점이 신선하다. 실제 한국연극계 평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대중적으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경연제인 젊은 연출가 전 작품이라 최선을 다하는 공연이 될 것이란 점도 추천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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