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를 향한 본격적 몸짓 보이겠다”

가야를 소재로 한 규모있는 공연예술작품으로는 첫 시도라고 할 수 있는 김해 가야세계문화축전 주제공연 <가락국기>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 임진택 집행위원장이 <가락국기> 제작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가야세계문화축전 집행위원회는 12일 오후 1시30분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가무악 총체극 <가락국기>의 제작상황을 상세히 밝혔다. 이 자리에서 임진택 집행위원장은 “개막일까지 80여 일 남은 가야세계문화축전을 다른 지역축제들과 구분해 ‘가야’의 역사를 분명히 전달하는 수준 높은 테마공연을 직접 제작해 선보이겠다. <가락국기>는 그 첫 테이프를 끊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공연예술의 가야를 향한 몸짓은 김해극단 느을의 뮤지컬 <황세장군과 여의낭자>, 영남전통예술진흥회가 만든 창무극 <수로여, 대가락이여> 등 지역 공연예술단체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들이 몇 편 있었다. 하지만 규모나 작품완성도 면에서 가야를 본격적으로 조명하길 바라는 관객들에겐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가락국기>는 순수 제작비만 1억5000만원(무대·조명 등 무대기술비용 3000만원)이고, 김해시립합창단, 창원시립무용단 등 도내 직업예술인들이 결합하고 뮤지컬과 창극 전문배우인 박철호·최오식(김수로 더블 캐스팅), 이태영(허황옥) 등 비중 있는 배우들이 주역을 맡은 데다 출연진 규모만 해도 80명에 이르러 기존 가야 소재 공연물들과 그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무악 <가락국기>는 삼국사기 가락국기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제국의 기틀을 완성해 가는 김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에 일어나는 전쟁으로 가야로 향하는 허황옥과의 사랑이 주된 내용이다. 그 속에 잊힌 제국 가야를 재발견하는 요소들이 심어져 있다.

‘철의 왕국’을 형상화하기 위해 공연 속에선 야철 과정, 야철을 가지고 여러 나라와 교역을 하는 국제해상무역국가의 모습, 우수성을 인정받는 가야토기 제작과정을 무대 위에서 드러내 가야인의 정체성을 그려낸다.

또한 기마민족으로 밝혀지고 있는 가야인들의 강인함을 형상화하기 위해 작품은 공연예술로는 가장 어렵다는 야외극으로 제작된다.

연출을 맡은 부산의 대표적인 민족극단 자갈치 연출가 출신인 황해순(부산예술대 교수)씨는 “수릉원 건물을 배경으로 삼아 2층으로 된 주무대를 설치하고, 인근 소나무와 동산, 그리고 2~3개 정도의 간이무대를 설치해 야외극이 관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역동성을 최대한 표현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음악. 부산에서 주로 뮤지컬 작품 작곡하고 창원시립무용단과도 손발을 맞추고 있는 작곡가 김종진씨가 완성한 곡들은 소리의 핵인 팔음(금석, 사, 죽, 포, 토, 혁, 목)으로 잡고 한국 음악적 선율에 서양음악의 웅장함을 섞어 놓았다.

전체 5막인 작품 구성에서 1, 4, 5막은 한국적 색채가 강한 선율을, 2, 3막은 인도음악을 바탕으로 해 직접 인도 음악인들이 연주를 맡을 예정이다. 그리고 작품 마지막에는 인도와 한국전통음악이 결합해 ‘오래된 미래-가야’를 형상화하게 된다.

가무악 총체극 <가락국기>는 가야세계문화축전 개막일인 오는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세차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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