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담은 미더덕비빔밥 ‘향긋’

복잡한 도심의 답답함이 느껴진다면 두어 시간만 시간을 쪼개보자. 마산에서 조금만 벗어나 완전한 도심탈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짧으면 10분, 길면 30분 차를 몰면 초록산과 푸른 바다가 나를 둘러싼다.

   
오늘 갈 곳은 미더덕으로 유명한 진동. 잘 먹고 잘사는 열풍과 함께 뜬 음식인 미더덕의 산지인 진동에서 미더덕 비빔밥을 먹어보자.

스페인어로 ‘황금의 땅’이라는 뜻의 ‘엘도라도’는 ‘바다를 먹는 집’이라는 콘셉트의 원형 통유리 건물이다. 건물 전체를 둘러싼 유리 너머로 푸른 들을 따라 바다 가운데 ‘대섬’이라 불리는 작은 섬에 눈길이 머문다.

‘엘도라도’는 원래는 레스토랑이었으나 양식에서 메뉴를 전복과 미더덕 위주의 웰빙 메뉴로 바꿨다. 미더덕 비빔밥은 시원한 오이냉국과 같이 나온다. 항암작용과 노화억제효과가 있다는 미더덕으로 비빔밥을 만들었다니 어떤 맛일지 선뜻 예상이 안 된다. 새싹을 비롯한 적채와 같이 쌈을 싸먹는 특수야채 7가지와 당근, 표고·팽이버섯, 계란이 색색이 올려져 있다.

미더덕으로 만든 된장 같은 소스를 넣어 쓱쓱 비비니 참기름 향과 미더덕 향이 확 풍긴다. 특수야채에서 배어나는 독특한 맛의 조화가 입안 한가득 찬다. 쫀득함이 육회랑 비슷하게 씹히는 것 같다가도 부드럽고 향긋함이 남다르다. 아삭하고 싱그럽고 상큼한 느낌이 ‘칼로리가 낮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같이 나오는 맵싸한 오이냉국을 번갈아가며 숟가락이 분주히 움직인다. 냉국에도 오이와 미역 사이로 미더덕이 보인다. 오이냉국에 미더덕이라니 생소하긴 하지만 잘 어우러져 시원한 맛을 내기가 기똥차다. 그 옆으로 그림 같은 주홍빛깔의 물김치는 색이 너무 고와 음식 같지 않다.

맛있는 비빔밥이 양이 그리 많지 않아 아쉬움이 들던 찰나 디저트로 고구마·쑥갓 튀김이 나온다. 반가운 마음에 한입 덥석 베어무니 ‘어떻게 이렇게 바삭할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미더덕 비빔밥과 함께 인기메뉴로 전복해물 스파게티도 인기다. 가족이 함께 외식을 나왔다면 어른은 비빔밥, 아이들은 스파게티를 먹는 것도 좋다. 연인과 함께 들렀다면 진달랠돌미나리·들국화차와 같이 독특한 차 종류도 권할 만하다. 주인이 직접 근처의 들에서 딴 꽃잎을 절여 몇 달간 숙성시킨 것으로 무공해 건강차로 그만이다. 차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칵테일을 비롯한 주류를 추천한다.

음악도 눈앞의 바다도 좋고 분위기에 취하다 보니 어느덧 마음은 멀리 휴양 온 기분이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단지 음식값만이 아닌 풍경비, 여유만끽비 정산하면 기꺼이 낼만한 곳이다.


△ 전화 : (055)271-3200, 7775

△ 대중교통 : 63, 65번 진동 배나무골 정류장

△ 주요메뉴 : 미더덕 비빔밥(8000원), 전복떡국, 전복해물수제비(각 1만원), 전복죽(1만2000원), 전복해물스파게티(1만5000원), 차류(4000~6000원), 주류(4000원부터), 안주(1만~1만5000원)

   
△ 영업시간 : 오전 10시~ 밤 12시

△ 주차 : 가능

△ 카드 : 가능

△ 쉬는 날 :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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