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터클 & 판타지 연극제 최대 화제작

제5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개막일(16일)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축제는 ‘젊은 국제실험연극제’로 축제성격을 분명히 했다. 또한 예상대로 국립극단과 밀양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인 이윤택씨와 용인대 연극학과 교수이자 최근 <농업소녀>를 연출한 이병훈씨가 공동 예술감독을 맡았다. 축제프로그램 전반을 이끌고 판을 짜는 이들이 도내 관객들에게 가장 볼만한 추천 작품들을 건네고자 한다. 이윤택 예술감독이 건네는 2편의 강력 추천작품이다.

▲ 일본 신주쿠양산박의 <바람의아들>.
<바람의 아들>
  = 30·31일 오후 7시30분 강변극장. 해외공식초청작, 신주쿠 양산박 공연, 극작 가라주로, 연출 김수진.

△ 작품 내용 - 혼탁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채 병원에 수용되어 있는 청년. 바람을 타고 사라진 소년을 동경하는 이 청년은 호스티스인 에리카 안에서 이를 발견한다. 에리카는 자위대 훈련기를 타고 도망친 애인을  찾아 떠나는데, 길동무로 이 순진한 청년을 택한다. 찾아낸 애인은 이미 저세상 사람으로 두 사람은 저승사자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다. 이때 사라졌던 연습비행기가 나타나고 두 사람은 자신들 꿈 속에서 본 ‘바람의 아들’이 되어 비행기를 타고 환상적인 여행을 떠나게 된다. 구체적 시·공간과 테마를 드러내며 현대의 ‘신화’로서 평가받는 가라주로의 대표작.

△ 추천이유 - 일본의 대표적인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가라주로는 일본현대연극을 한국에 처음 소개한 이다. 1970년대 초 문학평론가이자 생명철학자 김지하씨는 마당극 <진오귀>를, 가라주로는 <이도 이야기>를 가지고 서강대에서 함께 공연했었다. 김수진씨는 가라주로의 상황극장에 함께 참여한 배우이자 그의 제자였다.

이번 작품은 원작인 <바람의 마타사부로>를 한국에서는 생소한 텐트연극(주로 강변을 배경으로 천막을 이용해 천막 안과 밖에서 하는 연극) 형식으로 보여준다. 김수진 연출가는 일본에서 <인어전설>이란 작품으로 일본 각지 강 주변을 이용해 공연을 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본연극의 스펙터클함과 연극이 가진 판타지라는 성격을 잘 보여줄 것이다. 이번 연극제 최대 화제작이다.

동양과 서양의 몸짓 함께 어울려 ‘얼쑤~’

<댄스 시어터의 세계> = 29·30일 오후 10시 숲의 극장. 해외공식초청작. 4개 작품.

▲ 하용부와 헤르게의 <동서양 즉흥무>.
△작품내용
- 29일에는 카자흐스탄 공화국 알마타 독일극장에서 활동하는 여류 공연예술가인 나타샤가 연희단거리패 배우 이승헌과 함께 호흡을 맞춘 2인 춤극 <피의 결혼>(원작 가르시아 로르카, 공동연출 피터 토도로프·이윤택), 한국의 신진 안무가 양승희가 안무를 하고 프랑스 출신 데이비드 브란슈타터와 벨기에 출신 말크벤 가브스와 함께 출연한 춤극 <코디네이트 2>가 공연된다. 30일에는 부산에서 창단돼 기존 무용계의 구태를 거부하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트러스트 무용단의 공연,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이자 밀양연극촌장인 하용부와 베를린 예술대학 실기교수로 있는 무용인 겸 안무가인 헤르게가 함께 펼치는 동·서양 즉흥무가 이어진다.

   
△추천이유
= ‘젊은 국제실험연극제’라는 축제성격에 맞춰 올해 축제주제는 ‘접촉contact’으로 정했다. ‘댄스 시어터의 세계’는 이 축제성격과 주제를 가장 잘 보여줄 프로그램이다. 연극과 무용의 만남, 동양과 서양의 몸짓이 서로 접촉한다. <피의 결혼>은 스페인 혁명시인이자 극작가였던 로르카의 연극이 원작으로 지난 5월 베를린 연극제 기간 중 이윤택 메소드 ‘숨의 형이상학’에 참여하면서 교류를 시작했다. 이승헌 배우도 그때 함께 워크숍에 참가해 나타샤와 첫 만남을 가졌고,했다. 이번 2인 춤극은 서로의 메소드가 어우러짐을 보여줄 것이다. 나타샤는 현재 카자흐스탄 알마타 독일극장에서 배우·연출갇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다.

<코디네이트 2>는 그리스 이사도라 덩컨 아카데미와 네덜란드 안하임 예술대학을 졸업해 유럽과 한국에서 새로운 안무법을 선보이는 기대주 양승희가 안무도 하고, 두 명의 유럽 무용수와 함께 출연한다. 작품은 육체적 소통이 어떤 형태로 변화하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한국내 각 대학에서 활약하던 임현미·김남진·김윤규 등에 의해 부산에서 창단해 ‘무용계의 이단아’라 불리는 트러스트 무용단은 지난해 제7회 평론가가 뽑은 젊은 안무가 초청공연에서 올해의 예술가상 무용부문 대상을 받은 단체다. 이들의 독특한 몸짓언어와 함께 한국과 독일의 대표적인 춤꾼 하용부와 헤르게의 즉흥무도 춤의 색다른 묘미를 건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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