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공부합니다”

겨우 15명 남짓한 학생들이 허름한 상가 2층에서 프로젝션에 의해 비춰지는 미술작품들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마치 압축된 문예사조 특강을 하는 듯한 김수현 교수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 /이시우 기자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 1학년생들이 한 달에 한번씩 가지는 오프라인 강의. 이들은 낮에는 공장이나 직장생활을,밤에는 대학생들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내용으로 주경야독을 해왔다전체 6학기 3년 과정인 사이버 노동대학은 한 학기 당 4과목 16시간 강의를 이수해야 한다. 한 과목별로 3번 온라인 강좌를 들으면 1번은 오프라인 강좌를 듣게 된다. 각 학년별로 일주일에 한번씩 창원 가음정동 남경상가에 있는 경남 학습관에서 그룹학습을 한다.

이날 경상대 미술교육학과 김수현 교수가 한 수업은 ‘현대미술과 문화’라는 일반교양과목 오프라인 수업이 있었다. 김 교수는 봉건영주와 왕족을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던 파트롱이 사라지기 시작한 근대초기 미술작품부터 1차 세계대전 전후한 이탈리아 미래파, 아방가르드,유미주의적 미술관을 바로 깐 작가 마르셀 뒤상에 이르기까지 주요 작품들을 보여주며 예술(문화)과 사회와의 관계 변화를 학생들에게 강의했다.이 교육과정의 3학년생인 최용금씨는 주로 “현장노동자, 시민운동활동가, 주부들이 이 수업을 많이 듣고 있다”면서 “재정적으로 다소 어렵지만 낮에는 노동하며 밤에는 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공부를 한다는 생각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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