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조인주-홍창수 타이틀매치


서울에서 최초로 프로복싱 남북 대결이 펼쳐진다.
전 세계챔피언 조인주(32.풍산체)는 20일 오후 2시 쉐라톤워커힐 호텔 특설링에서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의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홍창수(일본명 도쿠야마 마사모리)와 타이틀 매치를 벌인다.

홍창수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동포지만 북한 국적으로 최초의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이 된 선수.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홍은 지난 8월27일 일본 오사카에서 예상을 뒤엎고 조인주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러 북한의 `인민 영웅'이 됐다.

당시 오사카시립체육관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고 한반도기를 높이 올렸던

홍창수측과 조인주가 속한 풍산프로모션은 남북 화합무드에 편승해 지난 연말 평양에서 리턴매치를 추진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서울로 장소를 옮겼다.

18전 전승(7KO)을 달리다 홍창수에게 첫 패를 당한 조인주는 이번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100라운드 이상의 스파링을 소화하며 설욕을 벼르고 있지만 챔피언 벨트탈환 여부는 섣불리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객관적인 기량 비교에서는 조인주의 테크닉이 홍창수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홍은 챔피언에 오른 뒤 최근 기량이 급성장했다.

홍창수는 통산 전적 23승(5KO)2패1무로 펀치력이 약한 편이지만 쉴 새 없이 치고 빠지는 적극적인 복서로 체력이 뛰어나고 연타 능력도 돋보인다.

특히 홍은 지난 타이틀 매치에서 조인주에게 한 차례 다운을 뺏는 등 일방적인 공세 끝에 챔피언 벨트를 획득, 자신감마저 앞선 상태다.

한편 조인주와 홍창수의 타이틀 매치에서도 태극기와 인공기 대신 한반도기를 올리고 `우리의 소원의 통일'로 애국가를 대체할 예정이다.

또한 조총련 관계자들이 홍창수를 응원하기 위해 대규모로 방한할 것으로 알려져 서울에서 최초로 열리는 프로복싱 `남북 대결'의 열기가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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