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강한지 던져보자”

손민한 다승1위·방어율 3위, 박명환 다승 2위·방어율 공동 1위, 배영수 다승3위·방어율 공동 1위. 올시즌은 프로야구 마운드 위의 ‘빅3’, 손민한(롯데)·박명환(두산)·배영수(삼성)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시즌이 시작되기전 많은 전문가들은 작년 정규리그 MVP 배영수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두산의 ‘돌아온 에이스’ 박명환,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투수로 우뚝선 롯데 손민한의 대활약으로 마운드위의 ‘지존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지금부터 각 투수의 부문별 기록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하지만 진정한 지존에 대한 마지막 판단은 팬들의 몫이다.

손민한 ‘20승 아무나 못하지’

▲ 손민한
◇ ‘투수왕국 재건 선봉’ 손민한
- 손민한의 가장 큰 강점은 ‘물고기 잡는 법을 안다’는 것이다. 즉 경기운영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손민한은 지난 2001년 15승을 거두며 이미 다승왕 타이틀(LG 신윤호와 공동)의 손맛을 봤다.

하지만 이후 2년간 4승·3승에 그치며 부진을 거듭하다 작년 후반부 들어 빛나는 피칭을 보이며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올시즌 71게임을 치른 현재 12승을 기록,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수치상으로 21승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99년 정민태(현대) 이후 6년만에 20승 달성을 노리고 있다.

손민한은 올시즌 12승 2패로 다승 1위·방어율 3위(2.36)·탈삼진 5위(71개)를 기록중이다. 더군다나 기아 리오스(104이닝)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03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은 22개밖에 내주질 않았다.

이는 한게임 9이닝당 1.9개에 그칠 정도의 빼어난 제구력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손민한은 피홈런이 8개로 많다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박명환 ‘중량감으로 NO 피홈런’

▲ 박명환
◇ ‘돌아온 에이스’ 박명환
- 박명환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150km대의 ‘불광속구’다. 특히 공에 체중이 실려 있어 초속에 비해 종속이 떨어지지 않아 공에 중량감이 있다.

충암고 에이스 박명환은 96년 계약금 3억을 받고 당시 OB에 입단, 이미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박명환의 가장 큰 적은 고질적인 부상이었다. 입단 3년째인 98년 14승을 거두며 본인의 실력을 발휘하던 박명환은 이듬해부터 팔꿈치 부상으로 성적이 들쭉날쭉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항상 ‘미완의 에이스’라는 칭호가 따라다녔다. 적어도 한팀을 이끌 에이스라면 자기 관리를 통해 부상없이 4~5년 정도 꾸준히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명환은 작년 12승에 이어 올시즌 이미 두자리 승수를 채우며 에이스 앞에 붙었던 ‘미완’이라는 단어를 당당히 떼게 되었다.

박명환은 올시즌 10승 무패로 다승 2위·승률 1위(1.000)를 기록중이다. 또 방어율 공동1위(2.32)와 함께 탈삼진 부문에 있어서도 롯데 이용훈(88개)을 바짝 추격하며 2위(83개)를 달리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81 1/3이닝을 던지며 홈런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선동렬(현 삼성감독)이 80년대 전성기 시절 규정이닝을 채우고도 2~3개 홈런 밖에 내주지 않았던 것과 견주기에 충분하다.

배영수 큰경기 강하다

▲ 배영수
◇ ‘그래도 한국 최고의 에이스는 나’ 배영수
- 작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보여준 10이닝 무안타 기록은 야구팬들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배영수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150km대의 빠른 공에 더해진 두둑한 배짱이다. 배영수 역시 경북고 졸업후 2000년 삼성에 입단할 당시 기대를 한몫에 받았던 선수다. 배영수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2001·2003년 13승을 거두며 삼성 마운드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승수에도 팬들과 불펜에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는 들쭉날쭉한 제구력 불안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배영수는 작년 이러한 약점을 완전히 씻어내며 17승으로 다승 공동선수와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배영수는 현재 8승5패로 다승 3위·방어율 1위(2.32)·탈삼진 3위(82개)를 기록중이다. 초반 ‘빅3’중 가장 페이스가 좋았지만 최근들어 불안한 투구를 보이며 승수 쌓기가 쉽지 않은 모습니다.

하지만 작년 한국시리즈 모습에서 알 수 있듯, 큰 경기와 위기에 강한 그이기에 후반기 들어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시작되면 그의 진가가 또한번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반환점을 돈 올시즌 프로야구. 피말리는 중위권 싸움과 더불어 또다른 자존심 승부, ‘빅3’의 끝없는 전쟁은 계속된다.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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