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2500원에 올 여름 더위 싹~
이 곳의 밀면은 무엇보다 가격이 싼 점이 최고 매력이다. 한 그릇 2500원, 얇은 주머니 사정에 이보다 더 반가울 순 없다. 많이 출출하다면 500원 더 주고 곱빼기로 배불리 먹고도 3000원이니 지나가는 이들이 쉬이 들러 너나 할 것 없이 한 그릇씩 뚝딱 뚝딱 해치우고 나간다.
“이제 문을 연 지 일년이 넘었다”고 말하는 이동화(40) 사장은 밀면 집을 하기 전에 포클레인 기사로 전국의 현장을 누볐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 정착해 지내고 싶어 업종 변경을 한 것이 이 ‘장수촌 밀면’이다. 왜 밀면을 메뉴로 정하게 됐냐고 물으니 “간단하잖아요”라고 시원하게 답한다. 음식 경험이 없는 그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을거라 이해된다.
그렇다고 맛을 의심해서는 오산이다. 이 씨가 만들어 내는 밀면은 부산에서 큰 고깃집을 하는 사촌 형으로부터 비법을 전수해 웬만한 4000~5000원짜리 밀면보다 맛이 낫다. 시원한 육수는 오래 곤 곰거리와 고급 한약재로 만든 것으로 부산에서 직접 공급받고 있다. 경기도 안 좋은데 비싸게 정하면 안 팔릴까 해서 지난해에 2000원으로 시작했던 것이 이 집 밀면의 특가 이유다. 장사 경험이 없어 너무 낮은 가격을 정했던 것인데 올해는 안 되겠다 싶어 500원 인상했다. 그래도 싸다보니 박리다매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위치 : 마산시 창동 113-1 △ 전화 : (055)245-5556 △ 주요메뉴 : 물밀면·왕만두·찐만두·김치만두(각 2500원), 비빔면(3000원), 찐빵(2000원), 곱빼기(500원 추가), 사리(1000원 추가) △ 영업시간 : 오전 10시 30분~밤 10시 △ 주차 : 불가능 △ 카드 : 불가능 △ 쉬는날 : 연중무휴 |
오동통한 왕만두는 겨울철 메뉴로 만든 것인데 여름에도 손님 2명에 밀면 2그릇에 만두 1인분까지 시켜 곧잘 나눠 먹는다. 뜨거운 왕만두 한 입을 물었더니 입에 다 안 들어간다. 고기 속에서 솔솔 나오는 연기를 호호 불어 또 한입 도전이다. 돼지고기 다진 것, 양배추, 양파, 마늘, 미역 간 것, 무가 만두속으로 들어가는데 어떤 놈이 들어갔는지 육안으로 구별이 안 될 정도로 곱게 갈려 채워졌다. ‘어떤 놈이 들어갔으면 또 어떤가? 맛있으니 그만이지’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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