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비우시오, 시의원 납시오”

“여기는 아무나 주차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다른 곳에 세우세요.”

진주시 공무원이 지난 20일부터 매일 오전 9~10시에 시청 지하 1층 주차장 입구에 서서 의회동과 곧바로 연결되는 주차공간으로 향하는 일반인들의 차량을 제지하며 다른 곳으로 이동하라고 권유, 빈축을 사고 있다.

시는 지난 15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95회 정기회 회기동안 바쁜 의원(?)들의 주차편의를 위해 의회동과 가장 가까운 지하 1층 주차장 50면을 일반인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적극 만류하고 있는 것.

시청 공무원이 하루 1시간 이상씩 이같은 교통정리를 하게 된 것은 의회에서 의원들이 주차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주차공간 확보를 부탁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시청에 일을 보러 온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거나 다시 지하 2층과 3층 주차장으로 내려가 주차할 수밖에 없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정 모(44·진주시 평거동)씨는 “지하 2층과 3층 주차장에서도 의회로 갈 수 있는데 굳이 의원들만 지하 1층에 주차하려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며 “시의원들의 권위주의적인 사고도 문제지만 이 같은 일을 수행하는 직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시청 직원이 매일 의원이 오면 통로를 열어 주고, 다시 통로를 폐쇄하는 등 매일 의원들의 주차를 위해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며 “인력낭비를 유도하는 시의원들이 추경에 대해 올바른 심의를 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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