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버린 양심 회복은 내면적 성찰로부터

가끔씩 우리들은 일상에서 어떤 이들을 지칭하여 ‘양심을 악마에게 팔았다’, ‘양심을 판 인간’ 등의 말을 한다. 그렇다면 양심은 값이 얼마나 될까? 양심 회복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예를 고전 <파우스트>에서 들어보자.

<파우스트>는 18세기 독일의 문호 괴테의 평생에 걸친 역작이라 할 수 있다. <파우스트>의 구성을 살펴보면, <바치는 말> <천상의 서곡> <제 1부> <제 2부>로 이루어져 있다. <천상의 서곡>은 주와 메피스토라는 악마가 학자 파우스트를 두고 내기를 하고 있는 장면이다. 주는 파우스트를 자신의 충실한 종으로 믿고 있고 조만간에 천상으로 끌어 올릴 작정이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악인 자신의 편으로 끌어 내릴수 있다고 장담을 한다. 그리하여 주의 허락하에 학자 파우스트에 대한 시험이 시작된다.

<제 1부>는 초로의 파우스트 교수가 밤에 서재에서 혼자 한탄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는 우주 일체의 가장 깊은 진리의 본질을 규명하고자 철학 법학 의학 신학 등 인간의 지혜가 미칠 수 있는 모든 학문에 통달하였으나 목적하던 우주의 본질 규명에는 접근하지 못했음을 한탄한다. 그의 관심은 전면적인 회의에 빠지면서 동적이고 실제적인 현실세계로 향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파우스트는 악마 메피스토와 생명을 건 계약을 맺는다. 악마는 그의 종이 되어 그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되, 만약 파우스트가 향락이나 유혹에 빠져서 정진을 그만두고 어느 한순간에 향락의 극치를 맛보고 거기에 만족해 버린다면, 그 순간에 그의 영혼을 빼앗겠다는 계약이다. 그러나 파우스트는 악마의 농간으로 육체적인 향락에 빠져 영혼을 악마에게 팔고 만다. 파우스트의 꾐에 넘어가 육체적인 사랑에 빠진 그레첸은 처녀인 몸으로 아이를 갖게 되고 아들과 어머니와 그 자신마저 죽음을 맞는 비극을 당하게 되지만 천상의 신으로부터 구원받게 된다.

<제 2부>는 악마의 인도에 의하여 파우스트는 로마 제국에 당도하게 되고 거기서 헬레네와의 사랑이 시작된다. 헬레네와의 사이에 오이포리온이라는 아이가 태어난다. 하지만 오이포리온의 죽음으로 헬레네와의 사랑도 끝이 난다. 그러나 고전주의적 세계의 방문으로 이상이 풍부해져서 돌아온 파우스트는 미적 향락으로 이루지 못한 만족을 인류사회의 공익을 위한 자신의 헌신적인 노력으로써 얻으려 한다.

100세가 된 파우스트는 메피스토가 불러낸 요녀에 의하여 눈까지 먼다. 하지만 마음의 눈은 더 밝아져 그때야 비로소 인생의 참된 의의를 발견하면서 죽음을 맞이한다. 파우스트는 악마에게 팔아넘긴 영혼을 자신의 인류에 대한 헌신적인 노력으로 구원하게 되는 자격을 얻게 된다. 옛 애인 그레첸이 성모 마리아께 파우스트의 영혼을 위한 은총을 빈다. 그리하여 마침내 구원의 영광을 차지하게 되고, ‘영원히 여성적인 것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는 신비의 합창으로 장편시극 <파우스트>는 끝이 난다.

당신은 어떤 영역에서 주의 편에서 악마의 편으로 돌아 설 수 있는가? 당신의 영혼, 양심은 무엇에 팔리게 될까? 만약 양심을 팔아 버렸다면 어떻게 구원, 회복될 수 있을까?

작품에서는 ‘영원히 여성적인 것’ 이 구원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의 팔려버린 양심은 타인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의 깊은 내면적 성찰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겠는가?

/김숙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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