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사회가 맡아 줄 테니 나가서 돈 벌어오라는 것은 맞지 않다.”

지난 15일 경남도가 연 여성경제활동제고를 위한 보육지원대책 간담회에서 다소 생뚱맞은 주장이 나왔다.

이날 간담회는 마산·창원 지역 기업체와 행정 관계자를 모아놓고 도가 추진하고 있는 12가지 보육지원대책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는 당부의 자리였다.

생뚱맞은 주장을 펼친 사람은 도교육청 유아교육담당 장학관으로 그의 주장 요지는 이랬다.

여성 경제 활동 참여 강조가 여성을 사회로 내몰고 아이들 역시 시설로 내몰아 우리 사회의 ‘가정부재’가 심각하다는 것. 여성 할당제 등을 통한 여성 취업 강요는 우려스러운 것이며 소득 1만불 시대에 살아도 아이를 제대로 키워야 한다, 육아휴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아이를 엄마가 키울 수 있게 해야지 보육시설만 확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 역시 여성이었다. 여성 중에는 분명 일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사회가 경제 발전이라는 이름 하에 여성의 ‘돈 벌기’를 강제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우리 아이들의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아이를 기르는 것이 왜 여성만의 문제인가.

육아는 이제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라는 것에 사회적 공감이 형성되고 있으며 당연히 아이를 함께 낳아 기른 아버지에게도 육아의 책임이 있다. 이런 마당에 가정부재의 탓을 ‘여성이 가정을 지키지 않아서’라고 말하는 여성장학관을 보면서, 그 스스로도 ‘일하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문화가 고스란히 스민 교육관을 드러냄에 당황스러웠다.

소득 2만불시대가 머지 않았다고 한다. 2만불을 달성하기 위해 도민 모두가 뛰고 있다.

소득 2만불을 노릴 만큼 경제는 성장했지만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2만불 시대에 도달하기에 아직도 많은 걸음이 남아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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