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상생…’ 네번째 행사

한국전쟁 발발 55주년을 맞아 민간인학살의 현장 거창에서 문학축전이 열린다.

이번 행사는 전국의 문학예술인들이 모여 평화와 인권을 노래하는 뜻있는 자리다.

   
한국문학평화포럼(회장 고은)은 거창작가회의(회장 이경재)와 공동 주최로 오는 25일 ‘한반도 평화와 상생을 위한 문학축전 2005’의 네번째 행사로 ‘거창문학축전’을 영호강 둔치에서 펼친다.

지난해 임진강·매향리·부안·태백·대추리 등 전국 각지의 문제적 현장과 이슈가 있는 곳을 찾아 전국 규모의 문학행사를 잇따라 펼친 한국문학평화포럼은 올들어 지난 4월 강원 사북항쟁 25주년을 맞아 사북문학축전을 개최하고 5월 한국문학사상 최초로 황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백령도 문학축전을 열었다.

또 이달 22일 울진에서 환경·생명·울진·상생을 주제로 제3회 문학축전을 ‘2005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D-30일 기념 예술제로 마련한데 이어 제4회 축전을 거창에서 준비했다.

거창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이 무차별 학살당한 통곡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는 곳.

민간인학살 현장에 문학예술인 모여

거창문학축전은 냉전 이데올로기의 유물인 한반도 분단시대를 종식하고 참다운 통일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는 민족적 당위 아래 거창이 지닌 한국 현대사의 아픈 질곡의 상처와 역사를 문학 예술의 힘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

거창축전은 25일 오후 5시30분 거창지역 교사 풍물패 온누리한마당의 길놀이로 막을 올린다.

본행사에서는 5월 광주의 시인이자 민족문학작가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준태 시인이 ‘거창 사건과 통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의 기조 강연을 통해 거창민간인학살사건이 우리 현대사에 끼친 영향과 이승만 정권·군사정권에 의해 왜곡과 굴종의 길을 걸어온 아픈 과거를 되짚어 본다.

이어 평화와 인권을 주제로 한 노래를 불러온 여성 가수 손현숙씨의 공연과 평화·상생·거창·인권을 주제로 한 평화 시낭송 순서가 기획됐다.

25일, 영호강 둔치서 시낭송 등 다채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한 원로시인 민영씨가 신작 <거창에 와서>를 낭송하고 신현림·이경재·이선관씨의 시낭송이 이어진다.

두 번째 평화시낭송 순서는 문인수·김태수·림효림·정규화씨가 맡고 뒤이어 소설가 배평모씨가 소설 <적광>의 한 대목을 낭독한다. 지리산 출신의 중견 소설과 정도상씨가 거창에 얽힌 유년의 추억을 소개한 후 평화시 낭송 마지막 순서로 안도현씨와 고희림·신용목씨가 출연해 시를 들려준다.

이밖에 박창근씨의 노래공연, 서울예대 김기인 춤패의 춤공연과 함께 무당 시인 오우열씨가 거창민간인학살 유족들 앞에서 한판 씻김굿 형식으로 해원소리굿을 펼치고, 유족들이 한데 모여 고유제를 지냄으로써 거창문학축전 대단원을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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