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심은 데 콩 나고 정성 들인 데 맛 난다

한 그릇 음식으로 이만한 고단백이 있을까. 더운 여름 시원한 음식으로 냉면 밀면이 단골로 꼽히지만 영양면에서는 단연 콩국수가 최고다.

고소한 맛이 일품인 콩국수 한 그릇을 우리 국산 콩을 써서 만들어 보자. 우리 콩을 고집하며 그 중 속청(학명 서리태)이라는 겉은 검고 속은 푸른 콩을 이용해 독특한 연둣빛의 콩국수를 만드는 마산시 중앙동 ‘두부명갗 이종하 대표에게 콩국수 만드는 법을 들어봤다.

   

이 대표는 콩국수를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그 해 생산된 잘 익고 충실한 콩을 골라서 정량과 정성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콩국수를 만들기 위한 첫 단계는 재료 확보. 가격이 수입콩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훨씬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국산콩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노랗고 쫄깃한 콩국수용 면을 산다. 콩국수용 국수는 벌레 안 먹게 하는 포르말린(방부제) 처리를 하지 않아 소화가 잘 된다. 콩국수용 국수는 보통 재래시장의 부식가게를 가야 구할 수 있다. 속청을 구했다면 연둣빛 콩국수를, 대두인 노란콩을 샀다면 원조 노란빛 콩국수를 만들어보자. 재료는 4인 기준으로 콩 한컵 반, 콩국수용 국수 300g, 흰깨 2큰술, 삶은 달걀 1개, 토마토 1개, 물 6컵, 소금 1큰술을 준비한다.

콩은 방앗간에서 한번 빻은 후 물에 7~8시간 불린다. 그래야 껍질이 잘 벗겨진다. 불린 콩을 손으로 문질러 껍질을 깨끗하게 벗긴 후 냄비에 콩을 넣고 콩이 잠길 정도의 물을 붓는다. 김이 나기 시작하고 3~5분 더 삶은 후 냉수에 헹군다. 이 대표는 “콩은 많이 삶으면 고소한 맛이 덜해지고, 덜 삶으면 특유의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삶을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삶은 콩은 적당량의 물과 함께 믹서에 넣고 곱게 간 다음 체에 걸러 냉장고에 차게 보관한다. 믹서에 갈 때 그냥 물 대신 콩 삶은 물을 쓰면 더 고소하고 맛이 좋다. 국수는 끓는 물에 넣고 끓어오르면 찬물을 3분의 2컵 붓고 삶다가 면이 투명해지면 찬물에 헹궈 물을 뺀 후 사리를 지어 그릇에 담는다. 냉장고에 넣어 뒀던 콩 간 국물을 붓고 토마토, 오이, 삶은 계란을 고명으로 얹어 소금과 함께 상에 내면 여름 별미 콩국수 완성이다.

좀 더 맛있게 먹으려면?

국산 콩이 더 고소, 간할 때 굵은 소금이 좋아

먼저 콩국수의 핵심 재료인 콩을 잘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입콩은 현지 구매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오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떨어져 콩국수를 만들었을 때 맛이 없다. 또한 유통과정 중 싹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방부제 처리를 해 그 과정에서 콩 고유의 맛이 변질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농가도 살리고 우리 몸에도 좋으며 맛도 좋은 국산콩을 선택하길 적극 추천한다.

먼저 국산콩 식별법이다. 두부명가의 이종하 대표는 “국산콩은 대두모양이 균일하고 묵은 콩에 비해 윤기와 광택이 난다. 단 윤기나 광택이 너무나는 것은 약품처리를 의심해야 한다”며 “국산콩은 수급률이 7%밖에 안 돼서 구하기가 녹록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씹히는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콩 껍질을 벗기는 과정을 생략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믹서에 간 콩을 체에 거르는 과정도 당연히 생략한다. 콩 껍질에도 영양소가 많아 까칠한 맛에 큰 거부감이 없다면 이렇게 먹는 것이 몸에는 더 좋다.

삶은 콩을 간 콩국물은 냉장고에 넣어 두면 3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므로 콩국수를 즐긴다면 넉넉히 만들어 놓고 국수만 그때 그때 삶아 먹으면 오랫동안 담백하고 고소한 콩맛을 즐길 수 있다.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국물에 얼음을 띄워 두유처럼 마셔도 여름철 음료로 그만이다.

간을 할 때 넣는 소금은 맛소금 대신 굵은 소금을 갈아 쓴다. 맛이 훨씬 좋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